◎끈기있고 믿음직스러운 이미지 부각 삼성전자 CF의 웃는 고양이 이후, 동물들의 CF출연이 붐을 이루고 있다. 이번에는 달팽이가 등장했다. 컴퓨터부품 생산업체인 태일정밀은 최근 중소기업으로서는 파격적으로 시작한 자사 기업이미지CF의 모델로 달팽이를 기용했다.
표정이 있는 동물의 모습은 보는 이의 눈을 끄는 힘이 있다. 떠다니는 생선을 보며 안달하는 고양이의 표정이나, 자신의 지능지수를 웅변하는 원숭이의 생뚱한 표정(데이콤CF)은 시청자의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하는 좋은 CF소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모델이 달팽이일 경우는 문제가 달라진다. 웃는 모습이나 멍청한 얼굴등을 연출할 얼굴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태일정밀은 이 CF에서 더디고 힘겨워보이는 달팽이의 기어오르는 모습을 통해 역설적으로 꾸준하고 믿음직스러운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아직 기업의 이름 자체가 일반인에게 낯설다고 판단한 태일정밀로서는 이 기업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컴퓨터디스크 박막기술을 개발했다는 점과, 그밖의 컴퓨터부품을 IBM이나 히타치등에 수출하고 있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싶어했다. 기술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의지와 철학도 CF에 반영하고자 했다.
CF제작진은 이같은 광고주의 요구를 소화하면서 기업의 첨단성등을 소화할 수 있는 표현수단으로 달팽이를 기용한 것. 컴퓨터를 기어오르는 달팽이의 모습에는 기업의지와 철학을 담았다. 또 안테나나 레이더를 연상케하는 달팽이의 더듬이도 첨단성에 초점을 둔 제작진의 의도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모델이 된 달팽이는 할리우드의 한 동물조련사로부터 제공받은 가든스네일(정원달팽이)이라는 종류인데, 활동을 위해 온도와 습도까지 맞춰준 상황에서도 3일간의 스튜디오촬영에서 수십마리가 희생됐다는 후문이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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