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아리송한 미측 태도(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아리송한 미측 태도(사설)

입력
1995.02.24 00:00
0 0

 북한에 제공할 경수로 원전건설에서의 한국 역할을 놓고 미국이 점차 아리송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탐탁지가 않다. 미국은 제네바합의 이래 지금까지 원전노형은 반드시 한국형이 돼야하고 남북대화의 재개가 필수적이라고 역설해오다 최근 북한의 거부반응을 들어 미국 스스로가 거래역을 맡아 처리하겠다는 쪽으로 태도를 바꾸려하고 있는 것이다. 윈스턴 로드차관보의 방한도 이를 한국측에 타진, 설득 하기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태도변화는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한국형채택·한국의 중심역할」은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 올들어서만도 미국은 한미외무장관회담서의 크리스토퍼 장관의 다짐을 비롯, 탈보트부장관, 갈루치차관보, 그리고 섈리캐슈빌리 국무부대변인에 이르기까지 「한국형외에 대안이 없다」고 확인해 왔다. 그러나 최근 보도에서 나타났듯이 새로운 조정안을 구상하여 눈길을 끌고있다.

 공급계약서에 한국형을 명기하지 않는대신 웨스팅하우스를 주계약자로 하되 한국이 건설에 중심적 역할을 맡는다는 것과 경수로를 주문자생산방식(OEM)에 따라 제작은 한국서 하되 미국상표를 붙여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장차 북한에 들어가 건설·감리를 담당할 핵심기술자 3백여명을 훈련중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정부기관이나 경수로건설컨소시엄이 공사책임자로서 상징적인 역할을 맡고 한국은 그 산하에서 주요 하청업체의 역할을 하게되는 안을 구상중이라고까지 보도하여 우리를 놀라게 하고있다.

 물론 북한이 한국형을 선뜻 수용하고 장차 수천명 건설기술인력의 판문점을 통한 방북에 쉽게 동의할 것으로는 보지 않지만 한국이 부담을 거부할 경우 경수로 제공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이 두차례 전문가회담서 북한이 한국형을 거부하고 또 합의파기 협박성명을 냈다고 해서 그들을 달래기 위해 한미간 합의를 깨려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한국형의 명칭이 설사 변형되더라도 우리 노형을 우리가 주도해서 건설한다는 기본원칙은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 오히려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지 말도록 미측을 설득시켜야 한다. 막대한 자금만 대고 한명의 건설기술자도 현지에 못간채 일부 부품만 만들어 납품하는 식은 용납할 수 없다. 국민은 단 한푼의 세금도 내지않을 것임을 로드차관보에게는 물론 내달초 건설되는 KEDO(코리아에너지개발기구)창립회의에서도 반드시 공식선언해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