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이사장이 이끌고있는 아태재단주변에는 민감한 소문이 많다. 이 소문을 추적하는 언론과 아태재단사이에 요즘 기묘한 씨름이 반복되고 있다. 언론은 보도하고 재단측은 부인하는 소동이 거의 매일같이 벌어진다. 김이사장과 이회창 전총리의 접촉설이 대표적이다. 이전총리는 동교동측이 민주당의 서울시장후보로 내세우기 위한 외부인사영입대상 1번. 두 사람이 최근 은밀히 만났다는 것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아태재단은 즉각 부인했다. 물론 이전총리도 강력히 부인했다. 서울시장출신인 고건 명지대총장의 아태재단후원회 가입설과 민주당의 서울시장후보 영입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조순 전부총리와의 접촉설 역시 같은 소동을 겪었다.
얼마전에는 고 박정희 전대통령의 아들인 지만씨가 아태재단부설 아카데미수강을 신청했다는 얘기가 나왔다가 곧바로 본인이 부인했고 이상훈 전국방장관의 아태재단후원회가입설도 재단측과 당사자가 모두 손을 내젓는 소동이 벌어졌다.
자연히 이같은 소문과 관련해 재단의 의도에 의혹이 쏠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민감한 사안을 슬쩍 흘려서 여론의 분위기를 떠보기 위해 치고 빠지는 행태가 아니냐는 것이다. 물론 재단관계자들은 『소문의 최대 피해자가 김이사장과 재단인데 무슨 소리냐』고 펄쩍 뛰고 있다. 이들은 또 『소문을 조직적으로 「창작」하는 곳이 있는 것같다』며 의구심을 표시했다.
하지만 그같은 소문의 상당부분이 아태재단 주변이나 동교동계인사들의 언행에서 비롯된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최근 「김대중 죽이기」라는 책이 서점가에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언론학 전공교수가 쓴 이 책은 최근 십수년간 우리 사회에 「김대중 죽이기」음모가 진행되어 왔다고 주장한다. 아태재단측은 최근 김 이사장을 둘러싼 무성한 소문을 또 하나의 「김대중 죽이기」로 보는 것같다. 하지만 김 이사장진영 내부에서 이 음모에 빌미를 제공하는 측면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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