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폐합 등 개혁바람속 이직 속출 과기처 출연기관의 개혁이 임박함에 따라 22개 출연연구소 연구원들이 심한 동요를 일으키고 있다. 연구원들은 지난해말부터 일기 시작한 연구소개혁바람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삼삼오오 모여 수군거릴뿐 연구에서 손을 떼고 있다.
K연구소는 다른 연구소와 통합될 것이라고 알려진 뒤 이직했거나 하려는 이들이 벌써 6명에 달하고 실험기기의 하루사용시간도 절반이하로 떨어졌다. 다른 연구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연구원들의 이번 동요는 80년, 90년 통폐합당시보다 훨씬 크다. 그때는 연구소의 통폐합만 있었지만 이번에는 총연구원가제의 도입도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총연구원가제는 출연연에 별도로 지급하던 인건비와 운영비를 연구비에 포함시켜 지급하는 제도. 과기처는 이 제도를 도입하여 출연연의 특혜를 없애고 출연연을 기업및 대학연구소와 대등하게 경쟁시켜 연구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연구원들은 이 제도가 기초과학과 국가적인 과학기술연구를 수행하는 출연연구소를 상업성을 추구하는 기업연구소쯤으로 질을 떨어뜨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돈과 관계없는 연구는 등한시하고 연구과제가 없으면 연구소를 떠나야 하기 때문에 연구의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인건비와 운영비가 안정적으로 지급돼 느긋하게 연구를 수행했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능력있는 연구원만 살아남는 경쟁적인 분위기를 우려하는 사심이 작용하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과학기술정책이 일선현장의 목소리를 등한시하는 탁상행정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높다.
『과거 출연연통폐합바람이 불 때마다 많은 연구인력이 실망하고 연구소를 떠났는데 이번에도 많은 이들이 극심한 불안감과 좌절감에 빠져있다. 대통령이나 장관이 바뀔 때마다 연구소운영방식도 바뀌는 과학기술정책이 개탄스럽기만 하다』는 한 노연구원의 말이 안타깝게만 들린다.<선연규 기자>선연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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