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통신의 열풍이 분다. 컴퓨터도 모르는데 통신은 또 뭐냐고 묻는 분이 있을 것이다. 이는 컴퓨터가 문자처리, 정보 저장·검색기능에서 벗어나 컴퓨터끼리 유무선 전화망을 통해 국내외와 정보를 주고 받는 것이다. 컴퓨터통신의 대표격인 PC통신도 성황이다. 한국은 유료가입자가 연말께 1백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일본은 니프티서브와 PC밴등의 이용자가 3백만명을 넘는다. 프랑스에선 미니텔이 6백만대 보급됐다. 미국에선 컴퓨서브에 2백60만, 아메리칸 온라인에 1백50만, 프로디지에 1백20만명이 가입해있다.
그러나 지금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인터넷이다. 미 국방부가 69년 구축한 컴퓨터통신망을 모태로 하여 주 컴퓨터 2백만대가 연결돼 1백30개국 4천만명이 쓰는 국제학술 컴퓨터통신망으로 컸다. PC통신망과 달리 호스트가 없어 개개 컴퓨터망이 대등하며 산업계와 학계,백악관을 비롯한 관청들이 정보를 공유한다. 우리 PC통신들도 인터넷 접속 서비스에 경쟁적이다. 접속 소프트웨어를 내장한 컴퓨터도 곧 시판된다.
15일 앨 고어 미 부통령은 백악관에 이런 보고서를 제출했다.「상호작동 가능한 통신망을 연결할 경우, 이같은 정보고속도로는 세계를 하나의 사회로 만들어 주면서 개개인도 경제활동의 기회를 보다 많이 갖고 더욱 다양하고 광범위한 정보에 접할 수 있을 것이다」 24일 브뤼셀서 열리는 서방선진7개국(G7)각료회담 주제도 정보고속도로다. 영어가 공용어의 하나라는 이점을 가진 싱가포르는 인터넷이 만드는 가상공간에서 각종 사업을 벌여 스위스같은 부국이 되려는 꿈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에 반기를 드는 움직임이 있다.「양키문화」의 침공을 앞장서 반대하는 프랑스에서 텔레콤사의 전직간부는 인터넷이라는 문화적 침략이 유럽국가의 정체성인 언어와 문화를 분해할 것이므로 유럽국가와 기업들이 단결해 대항수단을 찾자고 호소한다. 인터넷의 영향력을 증명하는 말이다. 18일 미국과학진흥협회 회의에서 언어학자들은 전세계 6천가지 언어중 다음 세기에 절반이 소멸할 가능성이 있으며 그 원인은 위성TV나 인터넷등이라고 진단했다. 컴퓨터통신이 마치 전화처럼 사회 기반구조로 커가는 것을 보면서 기자는 통합하는 전자문명의 폐해에 앞서 다른 걱정이 생긴다. 인터넷은 세계를 통일하려는데 우리 PC통신은 접속에만도 시간이 허비된다. 각각 가입하지 않으면 하이텔과 천리안의 상호이용은 영영 불가능한것인가. 경쟁도 좋지만 협력은 더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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