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첫손가락 꼽히는 한 정보통신회사 직원들이 뉴욕 맨해튼에서 길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질문을 했다. 『정보고속도로(인포메이션 슈퍼하이웨이)를 아십니까』
한 신사의 대답. 『다음 네거리에서 좌회전 한 다음에 곧장 가세요』 한 젊은 여자는 생각이 날듯말듯한 표정을 지으며 『표지판은 몇번 본 것 같은데…』라고 대답했다. 또 한 청년은 『그건 길이름이 아니다』고 명쾌하게 말한 것 까지는 좋았으나 『옆사람에게 귓속말로 정보를 전달하고 그사람은 또 옆사람에게 전달해서 처음과 마지막 사람의 말을 비교해보는 일종의 말잇기 게임』이라고 늘어놓는다.
「컴퓨터 TV 전화등 각종 정보·통신·오락체계를 통합, 하나의 장치를 통해 모든 정보를 얻는다」는 개념에 근접한 대답은 거의 없었다.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다. 이 내용은 지난해 미국 굴지의 컴퓨터 통신회사 중역들이 참가한 어느 연례회의에서 비디오로 상영됐다. 이른바 전문가라는 사람들과 일반인의 인식차이가 어느정도인지를 보여주자는 취지였다.
참가자들은 폭소를 참지 못하면서도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고 한다.
정보화시대의 「신비하고 놀라운」모습을 제시하고 앞장서 나가는것 못지않게 대중의 수준을 함께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컴퓨터시대의 수혜자이자 수요자인 일반인들의 관심과 지원을 얻지 못하면 정보고속도로이든 정보화사회이든 제대로 이뤄질수 없다는 점을 관계나 업계의 전문가들이 가끔씩은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무식한 「컴맹」들의 협박만은 아닐 것이다.
서울시내에서 길을 막고 『정보고속도로가 뭡니까』라는 질문을 하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통일되면 새로 놓기로한 고속도로 아니냐』고 반문하거나 『「중부」고속도로』라고 발음을 고쳐줄지도 모를 일이다.<뉴욕=김준형 특파원>뉴욕=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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