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낙태/미 찬반갈등 최악/임신중절 전력 의사 위생장관 지명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낙태/미 찬반갈등 최악/임신중절 전력 의사 위생장관 지명

입력
1995.02.22 00:00
0 0

◎산부인과 낙태교육 의무화등 계기 지난해 미국에서는 낙태시술의사 및 병원에 대한 테러로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사태가 벌어졌다. 올들어서도 낙태와 관련한 예민한 이슈가 줄줄이 터져나와 미전국에서 낙태를 둘러싼 찬반갈등은 73년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이래 가장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

 클린턴행정부가 이달초 산부인과 의사인 헨리 포스터 주니어박사를 공중위생국장관(서전 제너럴)으로 지명한 것은 마른 나무에 불씨를 던진 꼴이 됐다. 결국 포스터박사의 임신중절시술 전력과 시술횟수를 축소해 발표한 부정직성이 문제가 돼 인준은 난항을 겪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이 포스터박사를 옹호하며 『여성의 권리를 박탈하려는 자들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한데서 보듯 이는 단순한 인준문제를 넘어 낙태론자와 반낙태론자와의 싸움의 상징처럼 돼 버렸다.

 백악관이 사태진정을 위해 포스터박사의 상원인준청문회를 당초보다 늦춰 내달 중순에 요청하기로 결정을 내릴 즈음인 지난주 전미(전미)의대교과인증위원회는 산부인과 레지던트과정에 낙태교육을 의무화하기로 결정, 또다른 불씨를 제공했다. 이전 규정에는 산부인과 레지던트들이 가족계획에 필요한 임상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밝혔을 뿐  낙태교육의무를 명기하지는 않았다. 교과인증위원회의 이같은 결정이 반낙태론자들을 발끈하게 만들고 있음은 물론이다.

 3개월전 개발완료돼 현재 미국내 10여개 병원에서 실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낙태약 「RU-486」도 도화선 가운데 하나. 자궁을 위축시켜 임신2개월이내의 태아를 자궁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이 약을 반낙태론자들은 「첨단과학에 의한 또다른 살인」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의회의 등장은 반낙태론자들에게 커다란 힘이 되고 있다. 테러에 대한 비난여론이 높아지자 반낙태주의 운동가들도 폭력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20년간 반낙태운동에 가담해온 빌 스위트씨는 『폭력은 우리 운동의 수단이 아니다. 설사 악마라 할지라도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격한 낙태반대주의자들은 73년 낙태권리가 인정된 이후 3천5백만명의 태아가 희생됐다며 낙태론자에 대한 폭력은 엄청난 학살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성전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폭력행위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뉴욕=김준형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