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통과과정 진통 불가피할듯/“은감원분리는 독립역행”/업계선 “감독기능 단일화” 일단 긍정적 정부의 한국은행법 개정안에 당사자격인 한국은행과 그동안 한은독립을 앞장서 주장해온 경실련등이 일제히 강하게 반대하고 나서 국회통과과정에서 큰 진통이 예상된다. 반면 시중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감독기관의 통합으로 규제와 감독이 다소 완화되지 않을까 기대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은 정부의 한은법 개정안에 대해 『중앙은행의 위상을 오히려 약화시킨 개악』이라며 분명한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한은은 공식적인 입장은 국회 논의과정에서 밝히겠다고 자제했지만 임직원들은 개인차원에서 강한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한은이 반대하는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은행감독원의 분리문제다. 한은 관계자들은 『통화신용정책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서는 한은이 은행에 대한 감독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은 독립의 명제가 과거 고질적인 관치금융의 폐해를 없애자는데서 출발하고 있는데 관치금융의 통로로 활용돼온 감독기관을 정부 산하로 끌어들인다는 것은 이같은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이들은 말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기관을 통합해 재경원 산하에 둔다는 것은 정부조직 개편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며 거대해진 재경원의 속마음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한은은 금융통화운영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전혀 위상이 강화되지 않았다. 금통위 위원 9명중 6명을 정부가 임명하고, 금통위 의장을 위원들 중에서 재경원장이 제청, 대통령이 임명토록 한 것은 금통위를 사실상 재경원이 장악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실련◁
경실련도 이날 정부의 한은법 개정안에 대해 『정부안은 한은의 독립성을 높이기 보다 오히려 한은을 분해시켜 철저히 무력화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혹평했다.
경실련은 『은행감독원을 한은에서 분리하는 방안은 한은이 실질적인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하는 수단을 잃게 만들어 중앙은행의 기능 마비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업계◁
이에 반해 시중은행 투자금융등 금융계는 그동안 재정경제원과 은행감독원이란 두개의 감독기관이 하나로 단일화된다는 점에서 『두명의 시어머니가 한명으로 줄어 들게 됐다』며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독립이 금융통화정책에 정치적인 입김을 배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당장 고금리와 주가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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