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물·발진없어… 핸드크림 발라주도록 봄의 길목에 들어서면서 손발의 피부가 벗겨져 무좀이나 피부염에 걸린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대병원 박경찬(소아피부과)교수는 『환절기를 맞아 표피박리증으로 병원을 찾는 어린이가 최근 부쩍 많아졌다』면서 『심각한 피부병은 아니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동물이 털갈이하듯 인간이 「허물」을 벗는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부모들이 무좀이나 접촉성피부염에 걸렸다고 잘못 생각하여 스테로이드연고를 발라주는등 엉뚱한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박교수는 『무좀이나 습진에서도 피부가 벗겨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표피박리증은 통증이 전혀 없다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 표피박리증은 양쪽 손발에 동시에 나타나고 시트처럼 죽죽 피부가 벗겨지지만 무좀은 한쪽 손이나 발에서 시작하여 부슬부슬 불규칙하게 피부가 벗겨진다. 표피박리증은 별다른 치료없이도 저절로 낫지만 무좀은 치료하지 않으면 절대 낫지 않는다. 무좀은 심해지면 가렵고 물집이 생기며 발생부위의 피부가 점점 두꺼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표피박리증이 손이나 발바닥 끝에서 나타나는 것과 달리 접촉성피부염은 손바닥 여기저기, 심지어 손등에도 나타난다는 점이다. 접촉성피부염증세가 심해지면 진물이 흐르고 발진증상이 보이기도 한다.
표피박리증은 계절적 증상이기는 하나 흙장난을 하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논 이후 갑자기 나타난다. 일부 어린이들은 감기 끝에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성인들도 드물게 오래된 책을 정리하거나 걸레질을 한 뒤에 갑자기 나타날 수도 있다. 박교수는 『아직 정확한 원인규명이 되지 않았지만 신체컨디션의 변화가 이를 촉진하는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따로 치료할 필요는 없고 핸드크림을 발라 건조해지지 않게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송영주 기자>송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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