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단말기 상용화단계… 「무인운전 시대」 예고 수년전 TV에서 방영된 미국의 공상과학시리즈물 「전격Z작전」은 「키트」라는 미래형자동차를 등장시켜 인기를 모았다. 자동차 키트는 현재 위치와 주변지형을 스스로 파악하고 장애물을 미리 알아내 운전자가 안전하고 빠르게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운전자가 자리를 비워도 도로를 따라 민첩하게 바퀴를 굴리는가하면 운전자와 대화를 나누며 도로상황 하루일정 주변시설물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영화속의 이 이야기는 컴퓨터 위성통신 센서등 첨단과학기술이 자동차와 결합하면서 미래형 지능자동차가 되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일본은 이미 90년부터 지능운전시스템의 일종인 자동차종합정보시스템(MIS)을 가동하고 있다. 카 내비게이션(CAR NAVIGATION)으로도 불리는 이 시스템은 위성위치측정시스템(GPS)을 이용, 3개의 각기 다른 위성에서 동시에 전파를 받아 경도와 위도의 2차원적인 현재위치를 순식간에 파악해 액정화면에 표시한다. 자동차안에 설치된 MIS단말기는 도로변의 교통정보기지국(SIGN POST)으로부터 주변도로망과 교통상황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고 단말기의 컴퓨터는 각종정보를 조합 분석해 목적지까지 가는 최적의 도로지도를 만들어낸다. 운전자는 교통정보를 액정화면뿐 아니라 음성으로도 들을 수 있어 편안하게 핸들을 잡을 수 있다. 또 운전대에 앉아 인근의 숙박시설 음식점 주유소 등에 대한 정보가 액정화면에 지도와 함께 나타나 자동차가 안내원 역할까지 한다.
일본은 도쿄(동경) 오사카(대판) 등 주요도시 교통밀집지역에서 이 시스템을 이용, 운전자에게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차량에 설치하는 액정단말기는 소니 파이오니어 등 전자업체들간에 판매경쟁이 치열해질 만큼 상용화단계에 진입했다. 최근에는 CD롬으로 정밀지도를 볼 수 있는 시스템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산업이 최후의 전자산업」이라는 말 그대로다.
미국도 이 MIS시스템을 실용화해 액정단말기를 2천달러(1백60만원)안팎에 시판하고 있다. 포드등은 98년께 레이저시스템을 이용해 도로상황과 장애물에 따라 자동운행하는 장치를 자동차에 탑재할 계획이다. GM은 적외선야간투시기로 밤에도 대낮처럼 먼곳까지 보며 운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완성했다. 또 운전자의 운전습관 체온등을 기억해 비정상적으로 운전할 때 경고하는 사고방지시스템의 개발도 한창이다.
우리나라도 지능자동차시대에 바짝 다가서 있다. 현대전자가 지난해말 미래형 MIS시스템을 발표한 데 이어 삼성 LG 대우 등 종합전자업체들이 97년 정부의 차세대교통관제시스템도입에 대비해 제품을 개발하고있어 우리도 2∼3년내에 컴퓨터운전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을 것같다. 이들 업체는 97년 무선호출과 방송전파를 이용한 디지털정보를 자동차액정화면에 띄우는 방식의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전국의 차량에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은 90년대말께나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전자 산전연구소 이우열 책임연구원은 『MIS단말기로 정보를 전송받아 승객들이 TV 비디오 컴퓨터게임을 즐길 수 있는 부가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라며 『고려대 산업공학연구팀이 개발한 초기단계의 무인운전시스템도 교통흐름이 원만한 곳에서는 2000년께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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