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전 방향타” 뉴햄프셔주서 합동연설회/“45%지지” 돌이어 그램·부캐넌 추격 가속 오는 96년 미대통령선거를 노리는 공화당의 대선예비주자 9명이 19일 뉴 햄프셔주 공화당원들의 초청으로 합동연설회를 가짐으로써 대선레이스가 사실상 점화됐다. 이들 주자들은 역대 대통령선거의 시금석이 되어 온 뉴 햄프셔주 예비선거를 딱 1년 앞둔 이날 1천4백여명의 공화당원들 앞에서 6분간씩 후보연설을 했다.
인구 1백만명의 뉴 햄프셔주는 미국의 50개주 가운데서 가장 작은 편에 속하지만 대통령 예비선거는 제일 먼저 치른다. 때문에 이곳은 대통령 입후보자를 가늠하는 첫번째 시험장이 돼 왔다. 실제로 1948년 이래 1964년만 빼고 항상 이곳 예비선거의 승리자가 당의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미국은 뉴 햄프셔주가 가는 방향으로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
이날 연설에는 상원 원내총무인 보브 돌의원과 그의 강력한 경쟁자인 필 그램상원의원(텍사스주)을 비롯해 앨런 스펙터상원의원(펜실베이니아주), 라마르 알렉산더전교육장관, 정치평론가 패트 부캐넌, 리처드 루거상원의원(인디애나주), 린 마틴전노동장관, 로버트 도넌하원의원(캘리포니아주), 칼럼니스트 앨런 키스가 나왔다.
현재 공화당 주자 가운데 선두는 단연 돌의원이다. 뉴 햄프셔주 유권자들에 대한 지난 17일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돌은 45%의 지지로 경쟁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으며 그램의원과 부캐넌이 각각 10%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80년과 88년 두 차례 대통령 후보에 도전한 적이 있는 돌의원은 지명도에서, 그램의원은 자금력에서, 알렉산더전장관은 조직력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 71세인 돌의원은 당선될 경우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또 그램의원은 부인이 한국계여서 그가 당선되면 한국계 여성이 백악관 여주인이 된다.
누가 대통령후보 고지를 차지할지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 맨체스터 유니언지가 19일 공화당 유권자 4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39%가 아직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 걸프전 영웅인 콜린 파월전합참의장의 출마여부도 관건이다. 파월은 공화당원이 아니고 출마의사를 밝힌 적도 없지만 이 조사에서 18%의 지지율을 획득, 돌의원을 1%포인트 차로 뒤쫓고 있다.
이날 합동연설회에 앞서 돌의원을 뺀 나머지 8명은 뉴 햄프셔주 지역방송인 WMUR TV의 포럼에 출연, 정견을 밝혔다. 이들 대선예비주자들이 뉴 햄프셔주의 공화당원과 유권자들에게 어떤 점수를 받았는지 1년뒤 판가름날 것이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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