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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악기에 실어보낸/애환의 인생 4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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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악기에 실어보낸/애환의 인생 40년

입력
1995.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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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이 마련한 박동욱 기념연주회/내달3일 예술의 전당서/「봄1」 「마스트」 등 대표작 들려줘/오는 23일엔 청중참여무대도 타악기 연주의 선구자 박동욱(60)씨가 한국 타악기 음악의 현주소를 알려주는 연주회를 잇따라 연다. 박씨는 3월3일 하오 8시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 「박동욱 음악인생40년 기념 연주회」를 열고 이보다 앞서 23일하오 8시에는 서울강남의 쇼팽홀에서 「대화가 있는 음악회」를 연다. 평생을 타악기만 두드려온 박씨의 모든 것을 보여줄 의미있는 무대이다.

 23일의 음악회는 특정한 곡을 연주하지 않고 음악평론가 한상우씨의 주도로 해설과 대화, 강의식으로 진행하며 청중이 연주에 참여하는 기회를 준다. 3월의 연주회는 제자들이 마련하는 것으로 그의 집념어린 음악적 행로와 성과를 조명하는 무대이다. 곡목은 「봄1」 「마스트」 「펜타메타」 「원추」 「대비」 등. 이 곡들은 그의 대표작으로, 교향악단의 뒷자리에 앉아 설움받았던 타악기를 일약 독주 악기로 발돋움할 수 있게 한 작품들이다.

 그를 「타악기계의 산 역사」로 부르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 그는 한국인으로서는 최초의 타악기 전공자이다. 대북, 작은 북, 마림바, 팀파니, 꽹과리 등 어릴 적부터 타악기에 미쳤었다. 해군군악학교를 나와 국내 음악단체에서 연주활동을 하던 그는 65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뉴욕 메네스음대에서 타악기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69년 졸업후 미국 브리지포드 심포니 수석 팀파니스트 등으로 활동했다.

 타악기 불모지였던 모국으로 돌아온 것은 73년. 국립교향악단 KBS교향악단에서 수석 팀파니스트로 활약하며 서울대와 연세대 등에서 후진양성에 힘썼다. 그의 열정 덕분에 서울대 음대를 시작으로 각 대학에 타악기 전공과정이 개설돼 지금까지 3백50여명의 전문 타악기주자를 양성할 수 있었다. 그는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타악기곡 「리드믹」, 국악합주를 위한 「산수」 「나래80」 등 많은 작품을 만들어 타악기의 새로운 위상과 우리 전통리듬의 우수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우리 타악기의 해외소개에도 공헌했다. 81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최된 「바르토크 1백주년 페스티벌」과 84년 캐나다의 「몬트리올 1백50주년 페스티벌」에 참가, 연주와 한국의 리듬에 관한 강의를 펼쳐 깊은 인상을 심었다. 김덕수패 사물놀이는 84년 몬트리올 공연당시 처음 소개됨으로써 오늘날 세계적 예술단체로 우뚝 설 수 있게 됐다.

 87년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대학, 89년 보스턴 로엘대학 지휘과 대학원과정을 수료한 그는 정확한 해석을 바탕으로 한 깊이있는 음악을 다듬어내는 지휘자로도 인정받고 있다. 84년 한국음악협회의 「올해의 음악가상」, 91년 한국음악평론가협회의 「국민음악상」을 수상했다.<김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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