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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당정회의/새진용 첫대면서 이 정책의장 「일침」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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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당정회의/새진용 첫대면서 이 정책의장 「일침」 관심

입력
1995.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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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빈강정」 벗고 제자리 찾을까/“정부측 형식적 진행” 불만토로/청와대도 참석 등 새방향 모색 18일 저녁 총리공관에서 이홍구 국무총리와 이춘구 민자당대표등 당정의 새진용이 처음 얼굴을 맞대는 고위당정회의가 열렸다. 으레 그래왔듯 긴밀한 당정협조체제를 강조하는 양측대표의 인사말이 지나갔고 이어 몇몇 장관으로부터 사후보고 성격의 짤막한 현안설명이 있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과거와 똑같지는 않았다. 이승윤 정책위의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다 알고 있는 지나간 얘기만 하려면 굳이 고위당정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일 이유가 뭐냐. 현황보고도 필요하지만 오늘 정도의 무게있는 자리라면 당연히 향후 국정과제와 목표에 대한 당정의 공동인식을 마련해야 하는데 정부측 태도는 지나치게 형식적이어서 심히 불만스럽다』는 말이 이어졌다.

 이 의장은 또 『말로는 당정이 하나의 수레를 이끄는 두개의 바퀴라고 하지만 경제상황 가뭄문제등으로 국민의 관심이 높은 오늘 회의에 임하는 정부태도는 안이하기 짝이 없다』며 『과거처럼 쟁점을 얼버무리고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회의가 돼서는 안된다』고 정부측을 몰아세웠다.

 한 참석자가 전한 이날 회의장면은 다소 과장된 면이 있다해도 당정관계의 현주소와 정책정당을 지향한다는 민자당의 위상과 과제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민자당의 핵심당직자와 정책관계자들은 그동안 현장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당이 정책의 산실이 돼야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반복해왔다. 하지만 현실은 항상 「정부우위」였으며 당은 주요정책을 사후보고 받거나 국회에서 뒤치다꺼리해주는 「수단」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의장의 지적은 여당개혁의 디딤돌로 정책정당화를 지향한다는게 대통령의 의지인데도 정부는 여전히 「면피주의」를 벗어나지 못했고 이날도 별로 다름이 없다는데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고 해야할 것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최근 세무당국이 2천여 중소기업의 불성실세무신고를 이유로 집단 세무조사를 벌여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당정관계가 어떤 방식으로 설정되든 『당은 정치만 하려 한다』는 정부시각에 뚜렷한 변화가 있어야한다는 것은 한결같은 이야기이다. 여권이 고위당정회의를 주요 국정현안에 대한 실질적인 협의기구로 전환,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추진키로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 있다. 즉, 회의를 정례화하고 참석자도 당5역과, 총리 및 관련부처장관등 10명안팎으로 줄이며 청와대당국자들도 정규멤버로 참여케함으로써 당정이라는 단순 2분법적 구도를 당―정―청와대의 정립 관계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당의 고위관계자는 『사실 지금까지의 고위당정회의는 총리나 당대표가 바뀔때나 한번씩 열리는 속빈강정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하지만 이대표를 위시한 새로운 당진용은 결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당정관계를 이끌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주목된다.<장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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