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기록… 극성인플레도 잡혀/외국투자 밀물 “안정 대변” 페루가 남아메리카의 개발도상국 선두주자로 앞서 나가고 있다.페루는 지난해 말 남미전역에 밀어닥친 멕시코 페소화 폭락의 격랑과 에콰도르와의 국경분쟁이라는 외우내환에도 끄떡하지 않고 견실한 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브라질과 아르헨티나등 남미대국들이 페소화폭락으로 전전긍긍하고 있을때 에콰도르가 전비를 마련하기위해 전쟁세를 걷는 동안에도 페루는 밀려드는 외국투자자들과 관광객을 맞는데 바쁘다.
페루가 이처럼 든든하게 버틸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온 것일까. 90년대 들어 페루가 이룩한 경제기적이 그 비밀이다. 페루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2%로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
페루의 경제기적은 지난 90년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이 집권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후지모리대통령은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간 연간 7천6백50%나 되는 살인적 인플레와 좌익게릴라 진압을 국정목표로 삼았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외국인 투자자유화 및 민영화를 추진하는 한편 정치공세와 군사작전의 병행으로 게릴라 소탕에 성공했다. 그 결과 지난해 인플레는 23년만에 가장 낮은 15%로 떨어졌으며 올해는 이보다 더 낮은 한자리수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페루는 현재 남미에서 가장 자유로운 외국인 투자환경과 급진적인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페루는 석유 구리 금 등 광물개발 부문을 포함해 26억달러 규모의 국영기업을 팔아치웠는데 여기에 참여한 외국기업마다 큰 재미를 봤다. 특히 금의 경우 앞으로 10년간 외국기업들이 페루에서 캐낼 금이 1백톤에 이를 것으로 보여 페루는 남미 최대의 금 생산국인 브라질을 앞지를 전망이다. 페루에 진출한 미국의 DHL 월드와이드 익스프레스사도 2년 연속 연간 1백30%라는 세계 최고의 성장세를 누리는 등 페루는 외국인 투자천국으로 꼽히고 있다.
후지모리대통령은 오는 6월 선거에서 재선될 것을 전제로 92년 현재 35%에 이르던 국유화율을 올해안에 5%로 떨어뜨릴 계획이다. 여기에 포함될 국영 석유,철강,철도,전기회사 등은 페루 기간산업의 60%를 차지하는 엄청난 규모다.
일부에서는 페루가 80년대까지 민족적 사회주의와 독점자본주의를 오가는 지그재그식 경제정책을 펴온 사실을 들어 페루 투자의 안정성을 의심한다. 그러나 후지모리대통령이 재선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90년 이후의 경제 기조가 이미 정착된 것으로 분석돼 페루는 앞으로도 안정적 투자환경을 유지하면서 지속성장을 이룩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최근 수년간 페루가 보여준 경제적 성과와 잠재력이 외국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따라서 멕시코에서 신흥시장 투자의 위험을 실감한 투자가들이 서둘러 페루에서 빠져나가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페루 경제는 날로 좋아질 것이라고 진단한다. 페루의 올 GDP성장률 예상은 7%이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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