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DJ」싸고 서로 대립… 위상도 급격 약화 민주당내 개혁모임이 이부영 의장의 자진사퇴로 새로운 위기국면을 맞았다. 그의 사퇴는 12·12정국이후 빚어진 모임내 민련출신과 평민련 출신간의 대립과 이에 따른 와해위기를 현실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의장의 사퇴가 더 이상의 내부분란을 막기 위한 것이든, 동교동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든간에 파장은 적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개혁모임의 당내 정치적 위상과 목소리가 급격히 약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7월 최고위원인 이의원을 의장으로 선출, 개혁모임의 정치적 이해를 최고회의를 통해 당운영에 적극 반영시킨다는 당초 구도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개혁모임의 내홍은 친DJ입장인 평민련과 탈DJ를 내세우는 민련간의 느슨한 연대가 12·12정국이후 깨어지면서 표면화됐다. 지난해말 이의장이 12·12문제로 장외투쟁중이던 이기택 대표에 대해 DJ가 「원내복귀」의사를 표시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이 의장은 당시 DJ의 메시지를 『적앞에서 장수의 투구를 벗기는 격』이라며 공개 비판했다. 이때부터 임채정 김영진 의원 등 평민련출신들은 『이의장이 자신의 견해를 개혁모임의 전체 의견인 것처럼 확대한다』며 비난하고 나섰고 전당대회를 둘러싼 당내계파간 갈등에서 이의장이 조기전당대회를 주장하면서 반발은 더욱 확대됐다.
개혁모임은 당시 이 의장 입장에 대해 지지·반대·중재론등 3가지로 분열됐다. 반대하는 쪽에서는 「모임탈퇴」를 시사하는 극한적인 상황으로까지 치달았다. 92년 7월 깨끗한 정치실현이란 목표아래 느슨하게 결합했던 의원들이 DJ에 대한 정서적 입장차이라는 당내에서 가장 민감한 뇌관에 부딪치면서 갈갈이 나눠진 것이다.
개혁모임은 일단 이의장후임으로 중도적 입장인 이길재 의원을 선택했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소속의원들이 계파별로 친소관계를 가지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기로 했다. 또 DJ문제등 소속의원들의 정치적 이해와 민감하게 결합된 부분은 모임차원에서 가급적 언급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개혁모임은 우선 40명 안팎의 개혁모임출신인사들의 지자제선거출마자지원 등 지자제선거에 주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이같은 입장이 개혁모임의 정비에 어느 정도 효과를 줄지는 두고 봐야할 것같다. 우선적 변수는 김근태 통일시대국민회의대표의 입당여부이다. 87년대선 당시 비판적 지지론의 주멤버였던 김대표의 입당이 개혁모임의 역량을 키우는 쪽으로 갈지, 개혁모임의 민련과 평민련의 갈라서기를 부추길지가 불확실한 까닭이다.<이동국 기자>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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