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의 경기가 과열이냐 아니냐를 놓고 정부와 민간기업사이에 폭넓은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관·민의 경기과열논쟁은 경기가 쾌속으로 상승하는 중반기에 언제나 있어왔던 것으로 관·민이 서로 다른 입장이므로 구조적으로 견해가 상충되게 돼 있다. 정부와 기업이 경기를 안정적으로 오래 끌고가자는 데는 서로 이의가 있을 수 없으나 경기가 한창 상승기류를 타고 있을 때는 언제 어떻게 안정(진정)책을 쓸 것인가에 대해서는 항상 부닥친다. 정부는 과속을 우려해 제동을 걸려하고 기업은 잘못 제동을 걸다가는 실속, 경기를 죽인다고 하여 반대한다.
최근 경기과열여부를 점검, 창원·구미·여천등 주요 지방공단에서 경기실태조사에 들어갔던 재정경제원은 경기과열조짐이 부분적인 것으로 보고 이에따라 총수요억제의 종합적인 경기진정책보다는 통화, 외화대부등의 부문별 미시조정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정부로서는 기업측의 의사를 일단 수용한 것인데 정부가 추진하겠다는 미시조정이 어떤 것인지 기업이 안심하고 사업과 투자를 추진할 수 있게 분명히 밝혀줘야 할 것이다.
지금의 경기는 보기에 따라서는 정부측의 당초 견해처럼 「활황지속」(과열기미)이라 볼 수도 있고, 또한 기업의 주장대로 「안정성장국면」이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를 가름하는 각종 경제지표로는 과열징후인 것만은 틀림없다.
우선 한국개발원(KDI)의 추계에 따르면 지난 4·4분기의 경제성장률이 9.5%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12월의 제조업평균가동률이 85.5%로 11월에 이어 사상 최고를 유지했고 기계류수입이 매월 70∼1백%의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수출증가율도 올 1월 29%로 지난해 11월(26.5%), 12월(33.3%)에 이어 계속 높은 증가율을 유지했다. 경기활황에 따라 실업률은 2.2%, 근년의 최저를 기록했다.
우리산업이 구조조정의 과도기에 있으므로 산업별로 경기에 큰 기복을 보이고 있는데 경제를 선도하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전자, 컴퓨터, 조선, 기계, 석유화학등 중화학공업분야는 성장률이 20%선에 접근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DI측은 『경기상승세가 갈수록 가속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성장의 내용도 수출과 설비투자중심에서 민간소비와 건설경기등 내수중심으로 이동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 하반기부터는 잠재성장을 초과하는 초과수요가 발생, 물가상승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의 잠재성장률을 정부는 7%로 보고 있는데 기업측이 보는 7.8%를 기준으로해서도 현재의 경기추세가 역동적인 활황인 것만은 확실하다.
정부의 경기조절정책은 현시점에서는 정확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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