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주변선 “조승식검사 단연 귀감”/90년 김태촌 구속·부산 3개파 소탕도 드라마 「모래시계」의 강우석검사와 같은 집념의 화신을 현실에서 찾을 수 있을까.
검찰 주변에서는 현실속의 「강검사」로 단연 대전고검 조승식(43·사시 19회)검사를 꼽는다. 초임시절부터 강력부 검사로 잔뼈가 굵은 조검사는 조직폭력배들에게는 악명이 높지만 후배들에게는 강력검사의 귀감으로 꼽힌다.
조직폭력계의 대부인 「범 서방파」두목 김태촌(47)을 잡아들인 것도 그였다. 김은 86년말 인천 뉴송도호텔 나이트클럽 사장 황모씨 피습사건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5년에 보호감호 10년을 선고받고 복역중 「폐암」진단을 받아 형집행 정지로 풀려난 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행세했으나 실제로는 전국의 조직폭력배 규합을 추진하고 있었다.
조검사는 6개월여에 걸친 은밀한 내사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혀내고 90년 5월 김을 전격구속했다. 조검사는 당시 권총까지 휴대하고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검거작전을 진두지휘했다.
조검사는 부산지검에 근무하던 90년 「범죄와의 전쟁」때는 부산을 주름잡던 「칠성파」두목 이강환을 잡아들인 것을 비롯, 「영도파」 「20세기파」등 부산지역 3대 폭력조직을 완전히 소탕했다. 이 때문에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폭력배들의 살해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조검사는 범죄꾼들을 잡아들이는데 「물불」을 가리지 않는 성격탓에 상습공갈 피의자를 수사하면서 무릎을 꿇리고 폭행한 것이 문제가 돼 지난해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동료검사들은 『조검사에게 원한을 가진 조직폭력배들이 집요하게 조검사를 모함한 끝에 일선에서 밀어냈다』고 말한다.
90년 구속된 조직폭력계 거물들이 곧 잇달아 출소할 예정인 것과 관련해 검찰주변에서는 조검사의 존재를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다. 한 검사장은 『폭력조직들이 두목들의 출소와 「모래시계」의 열풍등을 틈타 기세를 돋울 우려가 큰 상황이어서 「강우석 검사」의 일선 복귀를 어느때보다 기다린다』고 말했다.<이희정 기자>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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