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전반 재점검” 더욱 공세/야 반발·여 내부견제에도 요지부동 민자당의 김덕룡 사무총장은 뉴스의 중심에 서있다.
원래 집권여당의 사무총장은 언론으로부터 집중조명을 받는다. 하지만 지금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단순히 사무총장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를 「뉴스메이커」로 부각시키는 본질은 민감한 현안인 행정구역개편의 공론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도 그는 예사롭지않은 시선을 받았다. 현 정부출범 직후 민주계 실세이자 정무1장관인 그의 한마디는 정치권을 출렁이게 했다. 「사정기관의 사정」 「새시대 새인물론」 「물갈이론」등의 발언은 현재까지도 여권내부에 미묘한 여진으로 작용할 정도다. 당시 그는 『진의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았고 만만치 않은 견제를 받아야 했다. 그래서 그는 정무1장관에서 물러난 이후 말을 아끼고 가급적 전면에 나서는 것을 피했다.
그러나 지금 김 총장은 전면에 나서고 있다. 예민한 문제들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행정구역개편 공방이다. 그는 경실련이 행정구역개편의 필요성을 제기하자마자 즉각 『보완할 부분은 손대야 한다』고 치고 나왔다. 부담스런 이슈를 공론화하는데 「선봉장」을 자임한 셈이다.
당연히 야당측의 공세가 시작됐다. 야당측은 『지자제를 연기하려는 음모』라고 줄기차게 비난을 퍼붓고 있다. 학계도 찬반론을 제기하고 있고 민자당지도부 일각에서도 『시간이 촉박해서 어렵지 않느냐』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그래도 김총장은 요지부동이다.
18일 새마을연수원에서 열린 지구당 당무협의회장 퇴소식에서도 김총장은 행정구역개편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방자치제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발언까지 했다. 김 총장은 또 『야당은 지자제를 주민자치가 아닌 정치자치, 정당자치로 만들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행정구역개편 논의가 지자제연기와는 무관하다』는 방어적 논리에서 공세적 자세로 변한듯한 느낌마저 주고 있다.
야당인사들은 김 총장을 「진지한」 정치인으로 평가한다. 그렇지만 행정구역문제만 나오면 야당측 인사들은 안면을 바꾸고 「지자제연기 의혹」을 제기한다. 야당측은 『6공시절에도 지자제를 연기하지 않았느냐』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야당의 거센 반발, 여당내부의 은근한 견제등을 무릅쓰면서까지 김총장이 행정구역개편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논란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면 김총장의 위상이 강화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할경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김 총장도 기회와 부담의 양측면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민주계 의원들은 『김 총장은 당위의 정치인이다』라며 그의 충정론에 동감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국민지지가 예전같지 않은 현실에서 현 정권이 나름의 돌파구를 찾고 있고 김총장이 그 선봉에 선 것 아니냐』며 여전히 의구심을 풀지 않고 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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