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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 멎어도 돌풍은 몰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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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계」 멎어도 돌풍은 몰아친다

입력
1995.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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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처럼 수많은 화제들/마지막회 시청률 64.5%/이정재에 경호협회서 감사패/홍콩·미·일 등 판권수입 경쟁/삽입곡 「백학」영향 러시아음악 선풍/제작비 29억… 총수익은 2배 넘을듯 「모래시계」의 뒤풀이가 요란하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뒷이야기들이 「모래시계」의 모래알처럼 무성하다.

 16일 90분간 방영된 마지막회의 평균시청률은 64.5%(미디어 리서치 코리아 집계). 91년 MBC 「사랑이 뭐길래」의 64.9%(〃)에 0.4% 못미치지만 「사랑이…」가 주말극임을 감안하면 SBS의 「모래시계」가 우세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여성 시청자들을 울린 태수의 형이 확정되고 사형이 집행되는 장면이 방영된 10시45분부터 11시18분까지의 순간시청률은 75%대를 유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MBC가 「사랑이…」의 최고 시청률이 71%(한국갤럽 조사)를 넘었다고 주장하지만 조사기관과 방법이 달라 비교가 불가능하다. 어쨌든 최민수는 코믹한 「대발이」에서 성격파 「태수」로 변신하면서 인기의 주인공 자리를 굳혔다.

 출연자들의 영광은 태수에게만 그치지 않는다. 재희 이정재가 사단법인 국제경호협회로부터 「경호원의 사회적 인식을 고양시킨 공로」로 감사패와 명예 경호증을 받게 됐고 작가 송지나는 이화여대의 「자랑스런 선배」로 추대됐다.

 돈도 많이 벌었다. 총 28억8천만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광고수입 25억9천만원, 협찬금 3억5천만원등 직접수입으로만 6천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3월중순 우일영상에서 출시하는 1백20분짜리 비디오(내용요약·제작현장 이야기) 의 판권 가격이 4억5천만원인데 전편 계약은 아직 체결되지 않았다.

 홍콩의 공중파, 케이블 TV 4개 업체를 비롯해 미국, 일본등에서 「모래시계」의 판권을 사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등 기대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일 전망이다. 여기에 CD롬 비디오CD등이 합세하면 순수익만 해도 제작비를 상회할 것이 예상된다.

 때 아닌 러시아음악의 선풍도 모래시계가 남긴 현상 중 하나이다. 삼성나이세스가 발매한 사운드트랙을 비롯해 삽입곡 「백학」의 주인공인 러시아 의원가수 이오시프 코브존의 음반, 그의 노래가 들어있는 러시아 인기가요선집등이 모두 합쳐 5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음반가게, 카페등을 온통 자신의 목소리로 채우고있는 이오시프 코브존은 5월께 내한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모래시계」가 기폭제가 되어 방송사 간 드라마 경쟁을 가열시킬 것이 예상되며 이미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KBS 홍두표 사장은 『앞으로 모든 드라마를 사전제작에 가깝게 하고 방영 전에 몇 차례의 정밀 시사회를 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범케이스가 3월1일부터 방영되는 노래극 「갈채」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채시라의 관능적인 춤으로 지난 연말 방송위원회의 「주의」를 받았던 MBC 「아들의 여자」가 「더 큰 벌」을 감수하고 다시 채시라를 춤추게 한 것도 드라마의 경쟁 과열이라는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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