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질·적성 살려라” 격려… 추억담긴 선물도 「일등도 꼴찌도 없습니다. 오늘은 정든 학교를 떠나는 졸업생 어린이 모두를 위한 날입니다」
17일 일제히 열리는 서울시내 국민학교 졸업식은 몇몇 어린이의 상장 수여식처럼 진행되던 예전과는 풍속도가 많이 달라졌다.
저마다 개성을 살린 갖가지 이름의 상장과 학교생활의 추억을 담은 선물들이 주어져 구태의연하고 획일적인 졸업식 분위기를 일신하고 있다.
서울 덕수국민학교(교장 신승평)는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풍부한 학생에게 주홍색 상장을 주는등 녹색 노란색 보라색등 7가지 형형색색의 상장을 졸업생 전원에게 수여하고 자신들의 소질과 적성을 살려나갈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덕수국교는 특히 학교의 상징적인 스포츠가 된 수영의 보조기구 헬퍼를 펑크내서 모든 졸업생에게 지급, 학창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
학생들이 가장 아끼던 헬퍼를 일부러 못쓰게 해서 나눠주는 데는 지난해 전교생이 한강을 헤엄쳐 건너면서 가졌던 극기심으로 세상의 어려운 일들을 혼자 힘으로 헤쳐나가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서울 봉은국교(교장 장길호)는 각자의 소질과 개성을 살려나갈 것을 당부하는 뜻으로 졸업생 3백90명 전원에게 2백60여개의 각종 메달을 수여한다. 우등상 공로상등을 대신해서 주어지는 메달은 「스피치상」「글짓기상」「달리기상」「코미디언상」「자료분석상」등 2백60여가지나 된다.
주입식교육보다는 인성교육에 치중하고 있는 장교장은 운동장에서 육사졸업식처럼 졸업생 하나 하나의 목에 메달을 걸어주고 격려한다.
시흥국교(교장 구두회)도 졸업생의 평소 생활태도에 따라 친절 협동 용감 미소 준법등 10개 덕목을 정해 5백48명 졸업생 모두에게 상장을 나눠준다. 졸업기념품으로는 학생들이 평소 써온 글과 그림을 묶어 만든 문집이 선사된다. 특히 이날 졸업식에는 3대째 이 학교를 졸업한 동문가족이 5가족이나 탄생해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광장국교(교장 원대희)는 교훈내용을 본떠 만든 「슬기로운상」「부지런한 상」「씩씩한 상」을 92년부터 우등상 개근상 대신 수여하고 있다. 퇴색해 가는 교훈의 의미를 되살리고 어린이들에게 도덕적 가치를 깨우쳐 주기 위해서 만든 이 상은 올해부터 대상을 확대, 3백36명 졸업생 전원에게 주어진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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