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 전경련회장의 기자회견이 관계와 재계에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최회장은 지난 14일 전경련회장에 재선된후 처음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재벌정책의 뼈대로 삼고 있는 소유분산 문어발억제(업종전문화) 경제력집중완화 등에 대해 분명한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세계화를 하자는 마당에 재벌에 대한 규제가 웬말이냐는 주장이다. 청와대 재경원등 정부당국이 발칵 뒤집힌 것은 당연하다. 최 회장은 사태가 심상치 않게 진전되자 16일 상오 재경원을 전격 방문, 홍재형 부총리를 만난후 다시 기자간담회를 자청, 『전번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대결하자는 듯한 인상을 줬다고 하지만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14일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재벌규제철폐론은 최회장의 움직일 수 없는 소신인 것 같다. 『다른 나라에서는 기업이 문어발확장을 하든, 가족의 소유지분이 1백%이든 문제삼지 않는다』 『한 우물을 판 미국의 US스틸 IBM 코닥등이 지금은 어떻게 됐나』 『(우리나라의) 재벌이 해서 안된게 뭐가 있나』는 최회장의 발언은 모두 맞는 말이다.
최회장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외국에는 왜 재벌정책이 없는가. 그 답은 재벌이 잘 해서가 아니다. 외국에는 우리나라와 같은 재벌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에는 재벌문제가 있을 수 없다.
업종전문화논란도 마찬가지다. 최회장은 업종전문화반대의 사례로 미국의 GE를 들었다. 전자전기업체인 GE는 금융업과 의료기기사업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GE가 건설업 정유업 자동차업 언론등 주력업종과 아주 동떨어진 사업까지 하고 있는가. 최회장은 이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않고 있다.
전경련회장은 재계대표로서 책임있는 자리다. 최회장은 재벌규제철폐론이 소신이라면 적당히 얼버무릴게 아니라 보다 당당하게 주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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