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재벌그룹의 오너(대주주)들이 알레르기성 반응을 나타내는 것이 있다. 「업종전문화」와 「소유와 경영의 분리」다. 이를 추진하려는 정부의 부단한 노력과 학계·언론계의 성원도 재벌그룹오너들의 막강한 거부앞에는 무력하다는 것이 새삼 입증됐다. ◆업종전문화정책은 재정경제원·통상산업부등 정부관련부처에 의해 이미 포기선언이 이뤄졌다. 삼성그룹의 집요하고 저돌적인 승용차시장진출공세앞에 손을 든뒤 산업에의 진입, 퇴출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자유방임선언을 해준 것이다. 어쩔 수 없는 대세의 수용이라고 했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도 대주주의 지분율인하를 단계적으로 유도하는 이상의 강도높은 처방을 써본 일이 없다. 재벌오너들이 주장해오듯 상속세중과에 의한 자연스러운 소유분산의 확대쪽으로 흐르고 있다. 문제의 양대현안정책이 재벌오너들의 뜻을 수용하고 있는데도 막상 당사자들은 여전히 불만인 것 같다. ◆최종현 전경련회장은 최근 『…지금은 세계화시대로 바뀌었다. 소유분산이든 문어발식경영이든 기업집중완화든 이런 문제를 규제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말고는 없다…. 이제는 경쟁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WTO(세계무역기구)의 무한경쟁시대에 경쟁력지상주의는 올바른 대응처방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 경쟁력도 선진국등 세계 대다수국들이 공유하는 경제체제·제도위에서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경위가 다르지만 소유와 경영의 분산이 이뤄져 있다. 또한 미국의 경우는 문어발식 경영이나 독과점이 사실상 관행과 법에 의해 크게 제약받고 있다. 경쟁력도 단순히 경제적측면만이 아니라 정치·사회등 다각적으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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