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병원」 필두 새검사법 개발등 대대적 투자 『암을 잡아라』
암을 퇴치하려는 일본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지난 83년 「암극복 10개년 계획」을 수립, 적극 추진해 온 일본정부가 다시 지난해 「암극복 신 10개년 계획」을 내놓은 데서도 이를 알 수 있다.
경제뿐만 아니라 암치료에도 선진국임을 자부하고 있는 일본이 이처럼 대대적으로 암을 물리치겠다고 나선 것은 급속한 고령화사회의 진행과 관계가 깊다.
현재 일본에서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전체 사망자의 27%로 사망자 4명중 한명꼴이다. 지금도 세계 최고의 장수국인 일본은 앞으로 고령자가 더 늘게 될 것이므로 암환자의 증가도 불을 보듯 뻔하다. 지금까지의 사례와 연구를 바탕으로 보면 암은 특히 나이든 사람에게서 많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사회 전체적으로 커다란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걱정을 떠안고 있는 곳이 국립암센터다. 전국에 여러개의 국립암센터가 있지만 포스트는 도쿄(동경)에 있는 중앙병원이다. 국립암센터 중앙병원이 특히 중점을 두는 쪽은 사전 예방분야다.
현재 국립암센터의 암환자 완치율은 55%. 지난 62년 문을 열었을 때의 41%에 비하면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다. 특히 위암이나 자궁암, 유방암등은 완치율이 90%를 넘는다. 그렇지만 예방부문에서는 미국에 아직 뒤진다는 것이 관계자의 솔직한 고백이다. 이는 예방과 관련해 할 일이 아직 많다는 얘기로 연결된다.
국립암센터가 전면적이고도 연속적인 검사방법의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것도 예방이라는 차원에서 이해해야 할 것 같다. 검사를 한다고 해도 암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는 것은 이제껏 부분적 검사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국립 암센터의 분석이다. 신체부분중 몇군데를 골라내 검사를 할 경우 검사에서 제외된 부분의 암발생을 잡아내기가 어렵다고 한다.
예방과 관련해 전면적 연속적 검사 방법의 도입 말고도 진전은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간염환자에게 인터페론을 투여하는 것이다. 인터페론은 원래 암치료제다. 그러나 간암이 아닌 간염환자에게 인터페론을 투여하면 간염에서 간경변, 간암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는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따라서 간염환자에게 투여하는 것은 결국 간암을 예방하는 길이 된다.
이 병원의 가키조에 다타오(원첨 충생) 원장(53)은 『자주 검사를 받는 것이 개인이 할 수있는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강조한다. 즉 특별한 증세가 없더라도 틈나는 대로 검사를 받아야 하며 시간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면 일본인이 잘 걸리는 간암이나 위암만이라도 자주 체크해야 한다는 것이다.
치료부문에서는 Q O L(Quality Of Life)을 존중하는 방법이 모색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암으로부터 살아나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과제에 모든 것을 맞추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완치가 돼 삶이 다시 시작될 경우 생활에 주는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고 가키조에원장은 말했다. 가령 유방암 환자를 치료할 경우 가능한 한 절개부위를 줄여 완치후 다시 여성으로서 살아가는데 불편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1백20명의 전문의와 60여명의 레지던트, 1백여명의 연구인력이 하루 외래환자 7백명, 입원환자 5백병을 치료하는 국립암센터 중앙병원은 25개 국립·현립 암센터의 포스트역으로서 암퇴치의 최선봉에 서 있고 98년에는 지금보다 훨씬 크고 현대화된 병원을 세울 예정이다. 그때쯤이면 암퇴치에 한발짝 더 다가가 있을 것이라는게 이 병원의 바람이자 결의이다.<도쿄=박광희 기자>도쿄=박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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