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판 CD공장 폐쇄” 최대쟁점/“지재권각서 체결전설립… 제재곤란”/내정간섭 의식 「법개정」등 양보할듯 15일부터 베이징(북경)에서 본격 개시되는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협상은 상대국에 대한 무역보복조치의 발효일을 열하루 남겨두고 있다는 점에서 극적타결의 낙관론이 우세하다. 그러나 현지 분위기로 보아 그 결과를 섣불리 속단할 수 없다.
중국측의 자료에 의하면 양국간의 쟁점은 7개항이다. 크게 나누면 지적재산권관련 중국 국내법 개정 및 정비와 해적판 CD생산공장 폐쇄, 영상부문 및 소프트웨어분야의 개방등이다.
우선 미국은 지재권 침해를 받은 미국기업 혹은 개인이 그 손해를 빠른 시일내에 보상받을 수 있도록 민사소송법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소송심리 시간의 단축과 높은 소송비의 인하, 관련법률의 서방식 해석등이다. 또 지재권과 관련한 특허권법, 상표법등 지재권 관련 법률을 96년1월까지 개정 완료하라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당국이 지재권침해 사례를 조사, 정기적으로 미국정부에 보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다른 쟁점은 중국의 해적판 CD공장의 폐쇄이다. 미국은 자국이 제시한 명단에 따라 해적판 CD와 카세트테이프의 생산 공장을 기한내에 폐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신문출판사와 영상제품 제작사의 설립을 허용하고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영화, TV 프로그램등의 시장 전면 개방여부도 양측이 맞서고 있는 부분이다.
7개항 가운데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적극 관철시키려 하는 것은 불법복제판 LD와 CD를 생산해내는 공장의 폐쇄문제다. 미국측은 이들 공장의 수를 29개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들 공장에서 생산되는 연간 7천5백만개의 LD와 CD중 5백만개 정도만 중국내에서 소비되고 나머지는 동남아시아로 수출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판매시장 단속차원을 넘어 생산을 원천봉쇄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대부분의 공장이 92년 미국과의 지재권 양해각서가 체결되기 이전에 설립된 공장이어서 법을 소급 적용할 수 없는 법률적 어려움과 복제품과 진품을 구분할 수 없는 실무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나머지 쟁점은 미국이 애초부터 앞날에 대비한 애드벌룬의 성격을 내포하고 있는데다 중국이 내정간섭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미국측의 양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분쟁에 임하는 중국측의 입장은 강경하다. 미국은 4월이후 중국측에 소맥수출량을 1백만톤 늘리겠다고 선심작전을 펴고 있으나 중국측은 오히려 9천7백만톤 상당의 옥수수 수입을 취소하고 지재권 협상결렬후 다음 보복조치는 20억달러에 달하는 보잉사 여객기의 구매취소가 될 것이라고 흘리는등 강경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은 이번 분쟁을 「적을 1천명 죽이고 우리측이 8백명 손해보는 것은 두렵지 않다」(살적일천자손팔백불공석)라는 자세를 보이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베이징=유동희 특파원>베이징=유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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