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적 모범」보다 아이디어 중시/“하이테크 경영으로 하이테크 제품을” 인텔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수평적 경영조직으로 유명하다. 승진사다리보다 자기의 프로젝트를 찾아 창조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만 생존할 수 있게 회사를 운영해나간다. 부지런하고 상사의 말만 잘 듣는 수동적 모범사원이 환영받는 문화가 아니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하이테크기업들은 이런 경향으로 나간다. 인텔의 앤디 그로브 사장이 칸막이 사장실을 사용하는 것은 이같은 기업문화가 상징적으로 표출된 것이다. 인텔의 인사담당인 크리스틴 오스터씨(여)는 『그로브사장을 비롯해서 중역들에게 운전사는 물론 주차장도 특별히 배정하지 않는다. 그들도 늦게 출근하면 빈 주차장을 찾아 차를 몰고 다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로브사장은 점심때도 다른 사원과 마찬가지로 줄을 서고 차례를 기다린다. 『그러면 사장이 무엇이 다르겠느냐』고 묻자 그는 『보수가 다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인텔은 창립당시부터 관료조직시스템을 배제했다. 진급사다리나 사내정치에 신경을 못쓰게 만들었다. 오스터씨는 『인텔문화의 특징은 오픈도어』라고 강조했다. 조직체가 창조적이고 민주적으로 움직이게 하는데는 의사소통이 요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을 하는데 좋은 아이디어가 있거나 문제가 생기면 이를 동료나 상사에게 이야기해 해결해나가는 방법을 잘 운용하고 있다.
오스터씨는 『엔지니어로 일하는 사람이 마케팅을 하고 싶을 경우 이를 상사에게 전달하면 그를 그쪽으로 옮겨주는 것이 인텔의 인사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사원들로 하여금 진급사다리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어떤 종업원이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을때 그 아이디어를 채택하는 방법이 아니라 그 종업원을 그런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는 자리로 옮겨주는 것이 인텔인사의 특징중 특징인 것이다.
이런 오픈도어정책에서는 종업원에게 큰 부담이 주어진다. 일과 능력에 대한 책임이 냉혹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에 대한 도전과 다양성을 좋아하는 사람만이 인텔에서 배겨나게 만든다. 인텔직원이 직장에서 다는 명찰의 뒷면에는 「우리의 가치관」이라는 좌우명같은 것이 씌어 있고 그 중에는 「위험부담」이라는 항목이 독특하게 자리잡고 있다. 오스터씨는 『변화를 안으려는 자세, 다른 사람의 견해를 듣는 것, 위험부담을 격려하고 보상하는 것, 성공과 함께 실패에서 배우려는 것등이 위험부담의 가치관』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은 회의가 많은 회사이다. 그러나 회의는 상충되는 의견들이 등장하되 결국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인텔의 전통이다. 인텔은 하이테크제품과 하이테크경영을 함께 만들어내는 21세기형 기업이라는 느낌을 주었다.<실리콘밸리(캘리포니아주)=김수종 특파원>실리콘밸리(캘리포니아주)=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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