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퉁소 40개 50m길이로 야외설치/불교음악선율속 비구니 퍼포먼스도/우리삶의 뿌리·정서 선보여 윤형근(서양화) 김인겸(조각) 전수천(서양화)씨와 함께 참가작가로 선정된 서양화가 곽훈(54)씨는 우리 삶의 뿌리를 근원적으로 보여줄 설치작품 「옹기퉁소」를 출품한다. 「KALPA/SOUND;WHAT MARCO POLO LEFT BEHIND (겁/소리;마르코 폴로가 갖고 가지 못한 것)」이라는 주제에는 그가 서구문화, 특히 기독교문화의 본고장에서 드러내 보이고 싶은 한국적 예술세계가 응축돼 있다. 삶의 유한성과 무한성을 동시에 함축하고 있는 겁은 좁게는 한국, 넓게는 동양사상을 지탱해온 근원의 큰 줄기랄 수 있다.
삶의 뿌리 찾기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중인 곽씨가 예술의 완성을 향해 매달려온 창작의 화두이다. 흙에서 삶의 뿌리 찾기를 해 온 그는 이번에도 흙으로 빚은 「옹기퉁소」와 그리고 옹기퉁소의 울림을 화두를 푸는 방편으로 삼았다. 이와 함께 불교음악을 즐겨 작곡해온 작곡가 김영동씨와 비구니 20명이 참가하는 퍼포먼스를 계획, 한국적 정서 표출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그는 작품제작을 위해 지난달 15일 한국관 공사현장을 둘러보았다.
5월중 완공될 한국관의 옥상과 후원을 따라 「ㄴ」자형으로 연결될 「옹기퉁소」의 길이는 50. 길이 1백25㎝, 직경 40㎝ 크기의 옹기퉁소 40개를 소나무 버팀목을 세우고 줄로 매달아 연결한다. 길이 1백25㎝짜리 옹기퉁소는 만들 수 있는 최대의 크기로 현재 경기 안성군 보개면 보개토기에서 제작하고 있다. 소나무 버팀목과 퉁소의 색깔이 빚어낼 원시적 분위기도 신비감을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소나무를 껍질만 벗겨내 송진이 밴 채로 2∼3개월 말리면 나무는 은은한 분홍빛을 띠게 된다. 분홍빛 소나무 버팀목과 무쇠빛 퉁소가 조화를 이루며 원시적인 맛을 한껏 살려낸다.
곽씨는 『옹기퉁소는 땅에 가만히 놓아두어도 바람소리에 공명이 되어 울림이 나온다. 그 울림은 한국인의 맥박소리이자 땅과 하늘과 시간의 일치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퉁소의 울림을 전달하기 위해 작곡가 김영동씨에게 불교적 분위기가 가득찬 퍼포먼스의 배경음악 작곡을 의뢰했다. 김씨는 자신의 작품을 대금으로 연주하는데 대금소리가 퉁소의 아귀를 통해 전달되면 길이 50의 퉁소가 울린다.
퉁소아래에 가부좌를 틀고 앉은 비구니들의 머리위를 따라 퉁소의 울림이 흐르면서 번뇌가 소멸되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이기창 기자>이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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