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같은 독립성엔 의문 러시아 사법부의 최고기관인 헌법재판소가 13일 문을 다시 열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지난 93년 10월 의회유혈사태때 의회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폐쇄된지 1년5개월만에 새롭게 출발한 것이다.
러시아는 헌법재판소의 재출범으로 입법 사법 행정등 3권분립체제를 다시 갖추게 됐지만 문제는 헌법재판소가 과거처럼 대통령과 행정부에 맞서 독립적인 위상을 견지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옐친대통령은 의회유혈사태 당시 발레리 조르킨 전헌법재판소장이 보수적인 의회세력을 지지하면서 자신에 대한 탄핵을 시도했다는 점을 의식, 새 재판관에 자파인물을 대거 추천했다. 그러나 인준권을 갖고 있는 연방의회(상원)는 옐친이 천거한 상당수 인사들의 인준을 거부하는 바람에 헌법재판소 구성과정에서 적지 않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양측의 물밑 신경전끝에 최종 결정된 헌재 재판관들은 정치성향으로 볼 때 친옐친측이 9명, 반옐친측이 3명, 옐친에 다소 비판적인 인사가 7명으로 이뤄져 있다. 사안에 따라 옐친에 불리할 수도 있지만 탄핵까지 갈 만큼 「적대적」인 인적구성은 아니라는 관측이다.
신임헌법재판소장에는 친옐친파인 블라디미르 투마노프와 타치아나 모르슈코바 재판관이 꼽혀왔는데 모르슈코바가 고사하는 바람에 투마노프로 확정됐다.<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모스크바=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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