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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노이로제”/통화관리 잇단 「깜짝정책」에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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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노이로제”/통화관리 잇단 「깜짝정책」에 우왕좌왕

입력
1995.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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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공모주예금 폐지 극약처방 홍역/CD한도 불려 계수낮추기 조삼모사/금리·물가 불안감 확산 정부의 통화관리가 너무 과격하고 극단적이어서 금융시장에 불쑥불쑥 감당못할 충격을 던지고 있다. 사용하는 수단과 추진하는 과정도 지나치게 거칠어 금융시장의 안정에 당국이 풍파를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돈시장이라는게 워낙 민감한 탓에 문제를 다룰 때 「미조정(파인 튜닝)」이 기본적인 ABC로 통하는데도 최근의 통화관리는 이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금시장이 휘청거리고 자금시장의 맏형격인 은행이 멍들고 있다. 돈은 풀리는데도 금리는 금리대로 뛰어 고금리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1일 전격 단행된 은행공모주 청약예금의 폐지다. 당국은 이번 조치로 저축이라고 하는 은행의 고유기능을 정지시켰다.

 공모주청약예금이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사실은 당사자인 은행들도 인정하는 바다. 고객이 2백만원을 입금하면 9배인 1천8백만원을 대출해줘 예금액을 2천만원으로 만들어 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인으로 공모주청약예금은 지난해 4조4천억원이나 늘었다. 당국은 이러한 부작용에 극단적으로 대응, 아예 저축을 폐지해 버렸다. 악화된 상처를 치유하려는 노력을 생략한 채 환자를 숨지게 한 꼴이다.

 은행들은 이날까지 5천억원가량의 비정상적인 공모주청약예금을 자진 상계(총통화증가율 0.4%선을 낮추는 규모), 스스로 협조하는 모습이었으나 당국이 저축상품을 없애버리자 경악하고 있다. 당국의 서슬에 제대로 반발의사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으나 은행들의 속마음을 볼 때 앞으로 통화관리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이날 증관위 멤버들은 문자그대로 거수기노릇을 해 자율화분위기를 무색케 했다. 재정경제원은 바로 전날밤 증관위를 일방적으로 소집, 또 다른 통화관리 주체인 한국은행의 부총재조차 내용을 모르고 참석케 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다른 증관위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일방적 진행이 부드러운 통화관리에 해악을 끼치는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통화당국은 또 갑작스럽게 은행의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한도를 10조원이상 대폭 확대, 노골적인 변칙 통화관리의사를 밝혔다. CD는 통화계수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제도적 약점을 이용, 통화계수에 잡히고 있는 1백35조원의 돈중 일부를 CD로 이전시켜 계수를 낮추겠다는 의도이다.

 조삼모사 격이다. 총통화에서 3조∼4조원이 CD로 빠져도 시중에 돈은 줄지 않았는데 통화증가율은 3%가량 줄어든다. 돈의 양은 줄이지 않고 계수만 낮출 경우 물가가 잡힐지 의문이다. 물가가 불안해지면 통화당국은 통화계수를 들이대고 『돈때문에 물가가 뛴 것이 아니다』라고 할테지만 그말을 믿어줄 사람은 없고 불신감만 증폭된다.

 통화관리가 이처럼 과격한데 대해 금융권은 정부의 조직개편으로 재정경제원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통화관리 라인을 한꺼번에 물갈이, 당국자들이 아직 감각을 충분히 익히지 못한 아마추어리즘 탓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공모주 청약예금의 경우에도 폐지할 것이 아니라 그냥 공모주예금의 대출담보 자격만 박탈하면 저축의 거품을 없애면서 은행의 고유기능을 정지시키는 극단 조치는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국제적인 고금리마저 몰려오는 판에 통화당국이 어떻게 금리를 급등시키지 않으면서 물가도 잡을는지 최근의 통화관리양상은 우려를 짙게 하고 있다.<홍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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