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야…” 눈물의 영혼졸업식 『친지들의 축복 속에 여고 3년과정을 마감하는 기쁜 날 우리 친구 세미는 어디 갔나요』
서울 무학여고 졸업식이 거행된 13일 상오. 3학년 2반 교실에서는 졸업생들의 화사한 한복이 자아내는 분위기와는 다른 「눈물의 졸업식」이 치러졌다.
담임 유갑례 교사가 지난해 10월 성수대교 붕괴참사로 숨진 장세미(당시18세)양을 대신해 아버지 장영남(50)씨에게 이 학교 첫 명예 졸업장과 앨범을 건네주는 순간 교실은 눈물 바다로 변했다.
딸이 좋아하던 노란색 튤립과 흰 안개꽃을 안고 온 장씨가 딸의 이름이 새겨진 졸업장을 받아들고 『가족과 친구를 그토록 좋아하던 착하고 성실한 아이였는데 가난한 환경탓으로 고생만하다 갔다』며 오열을 터뜨리자 졸업생 학부모 모두가 눈시울을 붉혔다. 장씨가 아픈 기억을 더 참을 수 없어 이달말 대전으로 이사간다는 계획을 밝히자 학생들은 더욱 서러워하며 목놓아 울고 말았다. 세미양과 가장 친했던 노혜민(19)양은 『졸업후 같은 대학에 진학해 항상 친하게 지내자던 세미가 이 자리에 없다는 것이 아무래도 현실같지 않다』며 고개를 떨궜다.
사고 전까지만 해도 개인용달업으로 충실히 가정을 이끌던 장씨는 그날 이후 괴로움으로 일손을 놓고 방황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콩나물을 길러 생계를 돕던 어머니 강순애(50)씨도 하나 뿐인 딸을 잃은 충격으로 고혈압과 신경성 위궤양이 생겨 병원을 드나들고 있다.<송영웅 기자>송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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