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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발라뒤르 총리/잇단 시위·파업/대선길목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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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발라뒤르 총리/잇단 시위·파업/대선길목 “타격”

입력
1995.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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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항공노조까지 전국적시위/사회당 등 대권적수에 “공세빌미”/「교육개혁안」 학생·교사반발 “뜨거운 감자” 교육개혁안에 반대하는 학생시위등 최근의 잇단 시위와 파업으로 오는 4월 대선에서 승리가 유력시되던 에두아르 발라뒤르 프랑스총리가 심각한 곤경에 빠졌다.

 지난주 내내 프랑스에서는 대학생, 중·고등학생, 각급학교 교사들에 더해  항공사인 에어 프랑스노조및 철도노조까지 거리로 뛰쳐나와 전국적인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이번주에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발라뒤르정부는 오랜 연구작업끝에 최근 야심적인 교육개혁안(일명 롤랑개혁안)을 발표했는데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까지 이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개혁안은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교육체계·행정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내용. 대학에 학생선발권등 보다 많은 자율권을 주는 대신 엄격한 학사관리와 재정자립을 도모하고 직업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그 골자이다.

 이 개혁안에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ITU라고 불리는 직업기술대학의 개편및 등록금 인상이다. ITU는 한국의 전문대와 비슷한 2년제 학교로 약 8만여명이 재학중인데 이번 개혁안은 이 학교 졸업생이 일반대학이나 고등직업대학(IPU)에 편입 또는 진학할 수 있는 길을 엄격하게 제한했다. 또 대학등록금을 연간 2천∼4천프랑(30만∼60만원)수준으로 인상하고 대학당국의 필요에 따라 각종 학생복지제도를 재조정할 수 있도록 한 내용도 학생들의 큰 반발을 초래했다. 현재 프랑스의 대학들은 모두 국립으로 학생들의 학교선택과 이동이 매우 자유로운 편이며 등록금도 연간 1천프랑(약15만원)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 학생시위는 교육개혁안이 직접적 도화선이 됐지만 그 근저에는 발라뒤르정부가 지난해 추진했던 젊은이들에 대한 최저임금삭감제 도입, 사립학교에 대한 정부지원 강화방안등 일련의 개혁조치들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어 있다.

 발라뒤르총리는 전국적인 학생시위에 직면하자 교육개혁안을 일단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완전폐지를 주장,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으며 발라뒤르는 이번에 적지않은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주 에어 프랑스노조와 철도노조가 근무조건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 발라뒤르정부를 휘청거리게 했던 지난해 대규모 파업사태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선거를 앞두고 이처럼 시위와 파업이 심화되고 있는데는 발라뒤르총리가 93년 취임후 전국적인 시위 때마다 굴복, 정책을 철회하는 유약한 자세를 보여온 전례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선을 앞두고 이익집단의 정치적 인질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이념적으로 학생및 노동자들의 이익에 충실한 사회당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해주고 있다. 더욱이 사회당의 대통령 후보인 리오넬 조스팽은 대학교수출신에 교육부장관을 지낸 바 있어 학생·교사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또한 같은 우파내 또다른 대권주자인 자크 시라크 파리시장에게도 정치공세의 빌미를 주고 있다.

 프랑스에선 전통적으로 「학원문제」가 정국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던 점에 비춰볼 때 이번 사태가 자칫 발라뒤르총리의 대권가도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파리=한기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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