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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도지사 선거 2파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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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도지사 선거 2파전 양상

입력
1995.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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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관료 이시하라 독주에/경영인출신 이와쿠니 돌풍/지진책임론에 이시하라 궁지… 반사이익/“경영논리 시행정·재정 도입” 기치 인기도 경영자냐 정통관료냐. 총리에 버금가는 권력을 행사하는 일본의 도쿄(동경)도 지사선거가 경영자 출신의 이와쿠니 데쓴도(암국철인·59)이즈모(출운)시장과 이시하라 노부오(석원신웅·69)관방부장관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오는 4월 도쿄지사 선거를 앞두고 「도쿄 역사의 새장을 여는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이와쿠니시장과 스즈키 순이치(영목준일·85)현지사의 후계자격인 이시하라는 경력, 정치성향등 모든 면에서 판이해 더욱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선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와쿠니는 「일본 개혁론」의 기치 아래 지방화시대를 역설하면서 89년 세계 최대의 증권회사 메릴린치의 부사장직을 내던진 혁신파 정치인이다. 고향인 시마네(도근)현 이즈모시장을 맡고 있지만 아직은 정치논리보다 경영논리에 젖어있는 신진 정치인이다.

 이에 반해 이시하라는 87년 다케시타 노보루 (죽하등)총리당시 관방부장관에 올라 우노(우야종우), 가이후(해부준수), 미야자와(궁택희일), 호소카와(세천호희), 하타(우전자), 무라야마(촌산부시)총리등 무려 6명의 총리를 보좌한 사무직의 최장수 정통관료다. 스즈키지사도 노령을 이유로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시하라를 후계자로 지명했다. 이시하라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도쿄대 법대, 자치성사무차관, 관방부장관등을 거친 전형적인 엘리트관료여서 16년간에 걸친 「스즈키왕국」을 넘겨줄 후계자로 선택한 것이다.

 이와쿠니도 도쿄대 법대를 졸업했지만 정치보다는 금융쪽을 택했다. 니코(일흥)증권, 몰간스탠리 투자은행을 거쳐 메릴린치 증권회사에서 고위 경영자인 부사장에 올랐다. 그는 이즈모시장에 취임한 뒤 기업경영을 혁신하듯 시의 행정과 재정을 새롭게 정비, 1년만에 시정을 흑자로 돌린 경영의 귀재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향리인 이즈모시는 물론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으며 지방화시대를 연 대표적인 일본의 정치인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다.

 그러나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도쿄도 선거는 이시하라의 일방적인 독주로 끝날 것으로 예상됐다. 도쿄도 의회의 여당인 자민당이 공명당에 이시하라씨를 공동 지사후보로 추천하자고 제안하는 등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그의 공천은 확정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불거져 나왔다. 지난달 17일 고베(신호)를 강타한 대지진에 정부가 제대로 대응을 못했다는 비난이 터져 나오면서 실무 책임자인 이시하라에 대한 인책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자민당내에서도 지진대책의 책임을 져야할 사람을 공천하면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대두됐다.

 지난 10일 열린 도의회의 여당협의회에서 이시하라를 공동후보로 공천하자는 주장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이와쿠니시장을 상대하기에는 이시하라의 지명도가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다. 자민당내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이와쿠니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도쿄=이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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