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극전개 가슴적시는 배경음악/「모래시계」 「사랑을 그대…」등 호평 『10초마다 한 번씩 볼거리를 주지 않으면 시청자의 시선이 흩어진다』
대사 보다는 영상과 이미지에 의존하는 드라마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발단과 전개, 위기와 절정의 플롯을 가지면서 스토리가 중시되는 전통적 드라마 문법이 무시되거나 약화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대신 포르셰 자동차, 세련의 극치를 달리는 카페 인테리어등 세부를 구성하는 소품과 배경이 눈에 띄게 강화되는가하면, CF 컷 같은 감각적이고 화려한 화면과 마음으로 파고드는 배경음악이 드라마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형성하고 있다.
질질 늘어지기만 했던 이전의 드라마 스토리를 빠른 속도로 축약하는 대신, 화면을 떠나려는 시청자들의 눈을 잡기 위한 PD들의 안간힘이 TV드라마의 인상주의 시대를 열고 있다.
이같은 경향은 지난해 MBC 미니시리즈 「마지막 승부」에서 고비를 이룬 뒤, 방송사간에 시청률경쟁의 접점이 되고있는 중편 기획극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여름 시청률 돌풍을 일으켰던 MBC 미니시리즈 「사랑을 그대 품안에」는 차인표의 색소폰연주와 오토바이, 감미로운 선율로 드라마 분위기를 이끌었던 주제음악등이 성공의 견인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화려하고 활기에 넘치는 배경인 백화점, 권해효 조형기등의 익살스런 성격이 드라마에 재미·활기·달콤함을 부여했다.
이에 대해 SBS 특집드라마 「모래시계」가 볼거리로 준비한 비장의 카드는 광주 금남로와 암흑가였으며, 감미로움 대신 우울하고 장중한 러시아 민요풍의 주제가 「백학」이 시청자로부터 쓸쓸하고 무게있는 감동을 이끌어 냈다.
「모래시계」 이후의 접전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경향은 방영되고 있거나, 방영 예정된 후속 드라마로 이어지고 있다. 수영선수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리는 「사랑은 블루」(SBS)는 첫회분부터 빈번히 등장하는 수영장, 새벽의 만남등의 컷을 통해 화면 전반을 푸른 물빛으로 채웠다.
또 4월부터 심은하와 고소영을 등장시켜 여고동창생들의 성장기와 그 이후를 담을 「숙희」제작진은 『대사와 이야기를 줄이고 속도감 있는 편집과 영상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밝히고 있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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