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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소화 위기가리기/“양동전술”/반군 무기고 적발 과잉대응으로 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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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소화 위기가리기/“양동전술”/반군 무기고 적발 과잉대응으로 발단

입력
1995.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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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발효와 정부의 차별대우에 항의하며 봉기했던 멕시코 원주민들의 반란이 최근 재발하게 된 배경을 둘러싸고 에르네스토 세디요대통령이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있다. 즉 결론적으로 말해 페소화 폭락에 따른 경제위기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세디요대통령의 양동전술이라는 지적이 일고있다. 멕시코정부가 지난해 사파티스타 민족해방전선(EZLN)과 맺은 휴전협정을 깨고 군대를 발동하게 된 것은 반군측의 수도 멕시코시티 비밀 무기고를 적발한데서 촉발됐다. 세디요대통령은 무기고 발견직후 탱크 장갑차 전투기등을 앞세운 멕시코군 2천여명이 사파티스타 민족해방전선이 장악하고 있는 남부 치아파스주 알리아미라노지역으로 투입, 군사작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1만2천명에 달하는 반군측은 적극적인 대항에 나서지 않아 이같은 의구심을 더하게 하고 있다.

 이와관련, 멕시코시티에서 발행되는 「엘 피난시오레」지는 12일 익명을 요구한 한 유엔 정보당국자의 말을 인용, 『멕시코 군부지도자가 세디요대통령에게 지금 당장 반군을 진압하지 않으면 대통령직을 그만 둬야 될 것이라고 협박한뒤 이같은 반군진압명령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남부 치아파스주는 멕시코내에서 민족·종교갈등이 심각한 최악의 빈곤지역이다. 이 지역 원주민 대다수가 교육·의료혜택으로부터 소외돼 농민반란이 지난 수십년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멕시코혁명의 영웅 에릴리아노 사파타의 이름을 따서 사파티스타 민족해방전선이라는 반군단체가 생겨났다. 사파티스타 민족해방전선은 지난해 1월초 「멕시코정부가 원주민들에게 저지른 범죄에 항의해」 정부측에 전쟁을 선포하고 토지개혁등을 요구하며 내전을 벌이기도 했다.<권대익 기자>

◎반군지도자 마르코스/부유층 출신… 농활계기 참여

 세디요 대통령은 이번 내전의 배후인물로 사파티스타 민족해방전선 부사령관인 마르코스를 지목, 10일 그에 대한 체포령을 내렸다. 본명이 진 라파엘 세바스찬 귄렌 빈센트인 마르코스는 집단지도체제를 강조하기 위해 부사령관직함을 사용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도자로 알려진 인물.

 언제나 탄띠를 두른 전투복에 자동 소총을 들고 복면을 하고 다녀 쾌걸 조로나 배트맨에 비유되는등 멕시코 원주민농민들에게 절대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38세인 그는 북동부지역 타비크시에서 가구점을 경영하는 부유한 가정에서 출생, 멕시코국립자치대학의 철학과를 졸업한뒤 같은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지내기도 했다. 그는 학생시절 의무적으로 하는 농촌봉사활동중 농민들의 비참한 현실을 대하고 반군활동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만나본 서방기자들은 『유창한 영어와 멕시코 상류층이 쓰는 표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체인스모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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