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철 교인협회장 미국방문 등 활발/클린턴 면담·사제 방북초청등 전면에 나서/신도 800여명… 기도문·성가도 남한과 같아 북한의 천주교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을 방문한 조선천주교인협회 장재철(59) 중앙위원장은 평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측에 대해 사제파견, 나진·선봉지역에서의 성당건립 지원등을 요청했다.
북한 천주교측은 또 서울대교구장이자 평양교구장을 겸하고 있는 김수환 추기경에게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여러차례 방북을 초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천주교인협회는 북한 종교단체중에서 가장 늦게 설립됐으며 정치적 색채도 비교적 적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협회는 『교회의 발전과 권익옹호, 각 구 천주교인과의 친선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88년6월 설립됐다.
해방전 북한지역에는 평양·함흥·덕원교구등 3개교구와 50여개의 성당·수도원, 5만여명의 신도들이 있었으나 현재 북한측 발표에 의하면 전역에 8백여명의 신도가 있을 뿐이다. 천도교 1만5천명, 기독교 1만여명등에 비하면 교세가 가장 미약하다.
북한 천주교의 활동이 두드러지게 된 것은 세례명이 사무엘인 장재철위원장이 지난해 기독교의 고기준 목사가 사망한 뒤 조선종교인협의회 회장직을 승계, 북한 종교계를 대표하게 되면서부터이다. 빌리 그레이엄목사의 초청으로 이루어진 이번 북한 종교대표단의 방미에서도 그는 단장 자격으로 클린턴 미국대통령을 면담했다. 관계당국에 의하면 장위원장은 비정치적인 인물이었으나 지난해 12월 「남조선의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대책위원회」 위원으로 취임, 대남정책의 전면에도 나서게 됐다.
최근 그의 발언중 관심을 끄는 것은 북한에 평양교구, 함흥교구등이 있다고 주장한 대목. 현재 북한에는 평양근교의 장충성당이 유일한 성당으로 지방조직은 없는 것으로 돼 있다.
현재 우리측에서 평양교구장은 김 추기경이,함흥교구장은 이동호 아빠스(한국천주교 주교회의 북한선교위원장)가 겸직하고 있다.
장충성당에서는 주일마다 3번씩 미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신부가 없어 차성근 성당회장이 이를 인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례명이 율리오인 차씨는 93년4월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우리측에 사제서품을 간접 요청해 오기도 했다.
북한에서 쓰는 교리서 기도문 성가등은 한국천주교회가 쓰는 것과 똑같다. 87년 평양에서 개최된 비동맹각료회의에 교황청 대표로 참석한 장익 신부가 가지고 들어간 교리서등을 북한측에서 수정없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천주교회의 활동이 대남전략의 일환에서 나온 것인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게 우리 천주교회의 입장이다. 한국 천주교회는 오는 3월 춘계 주교회의에서 김추기경의 방북과 사제파견등에 관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조선천주교인협의회는 연방제통일 실현, 국가보안법 철페등을 촉구하는 대남담화를 발표하기도 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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