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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판도변화 “큰 파도”/한진중,거양해운인수 의미·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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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 판도변화 “큰 파도”/한진중,거양해운인수 의미·파장

입력
1995.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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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대리전 통해 현대상선 따돌려/물량수송권·벌크선 확보 등 부수이익 커/“법정관리업체가 타사 인수” 업계반발도 만만찮아 한진중공업이 거양해운을 인수함에 따라 앞으로 해운업계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해졌다. 11일의 포항제철 자회사 매각 공개입찰결과 석탄화학제품제조업체인 포스코켐과 정우석탄화학은 유찰돼 승부가 내주로 미뤄졌지만 거양해운은 한진중공업으로 돌아가 그동안 물밑에서 인수경쟁을 벌여 온 기업간에 명암이 엇갈렸다.

 한진중공업의 거양해운 인수는 사실상 한진해운의 거양해운 인수나 다름없다. 이번 입찰은 해운업계의 양대회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여신관리규정상 직접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고 그룹계열사인 중공업을 내세운 대리전이었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은 입찰에서 6백21억원을 써내 2위 현대중공업을 90억원차이로 제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의 거양해운 인수로 얻는 이익은 대체로 세갈래로 요약된다. 우선 이번 낙찰은 한진해운이 그동안 해운업계의 수위를 놓고 각축을 벌여온 현대상선을 따돌리고 명실상부한 1위로 올라서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진해운은 지난 92년이후 매출액부문에서 현대상선에 근소한 차이로 앞서 왔으나 이번 인수로 양사의 매출액차이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거양해운의 지난해 매출은 1천3백억원이었다. 선박량에서도 현대상선을 압도하게 된다. 현재 선박량 2백50만톤에 거양의 1백67만톤을 합치면 현재 업계수위인 현대상선의 2백76만톤보다 1백41만톤이 더 많아진다.

 다음으로 한진측은 거양해운의 인수로 앞으로 15년간 석탄 철광석등 포철의 물량수송권을 확보하게 됐다. 거양은 91년 물량수송에 관한 장기계약을 포철과 맺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15년간 짭짤한 장사가 보장된 황금알낳는 거위를 확보한 셈이다.

 이와 함께 컨테이너선 위주의 영업에서 벌크선영업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도 큰 수확이다. 현재 한진해운이 보유한 벌크선대의 규모는 1백36톤(22척)이지만 거양해운의 벌크선대규모는 이보다  많은 1백67톤(10척)이다.

 이밖에 계열사인 한진중공업쪽에서도 조선불황기에 거양해운으로부터 조선수주물량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조선수주의 안정성을 꾀한다는 부수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이번 입찰결과를 놓고 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한진중공업이 법정관리회사이기 때문이다. 기업정상화에 급급한 회사가 5백80억원정도의 프레미엄까지 내고 다른 회사를 인수할 수 있느냐는 얘기다. 한진중공업은 90년5월 서울민사지법으로부터 법원관리기업으로 지정됐었다. 따라서 「1위가 법적하자가 있어 계약을 못할 경우 2위가 승계한다」는 입찰계약서를 근거로 이번 입찰에서 2위로 주저앉은 현대중공업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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