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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다리 본격체증(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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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다리 본격체증(사설)

입력
1995.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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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용차10부제운행과 버스전용차선제의 확대실시로 한계상황을 치닫던 서울의 교통체증이 요 며칠간 실낱같은 숨통이 트이는 듯 했었다. 그러나 그러한 숨통도 불과 수일간의 깜짝효과로 그칠 판이다. 서울의 교통체증은 지금부터 적어도 오는 5월말까지는 일찍이 겪어보지 못했던 극심한 차량체증의 본격적인 교통대란을 겪지않을 수 없을 것같다.

 이유야 뻔하다. 서울시가 14개한강교량중 13개다리에 대해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하기로 하고 12일 동작대교부터 공사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번 한강교량대보수공사에서는 3개차선중 1개차선을 통제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잠실대교, 한남대교, 마포대교, 성산대교등 교통량이 많은 4대교량을 길게는 4∼5일, 짧게는 10시간가량 전면통제하고 또 며칠 간격으로 나누어서 통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때 한강교량의 차량체증은 얼마나 심각해질 것인가. 성수대교붕괴로 그 다리를 통행하던 10만5천대의 차량이 인근 교량으로 분산되면서 이미 교량체증이 한층 심화됐었다.

 교량만 그러하겠는가. 서울의 한곳만 막혀도 그 체증여파가 여러곳으로 확산되는 판이니 보수기간동안 교량의 체증이 도심과 간선도로에까지 심각한 연쇄체증여파를 몰고 올 것임도 자명하다.

 서울의 1백93만대차량중 92.3%인 1백79만9천여대가 매일 한강의 14개교량을 통행하는 실정에서 예상되는 이 엄청난 교통대란을 어떻게 해야만 조금이라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서울시에 기대해 봤자 이미 실시한 승용차10부제와 버스전용차선제이외는 달리 뾰족한 묘안이 없다. 그렇다고 한강교량의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하지말라고 할 수도 없다. 안전진단결과 한강교량들은 1천곳이상을 보수해야할 만큼 낡아 더 이상 보수공사를 늦출 수 없다는데야 무슨 도리가 있겠는가.

 교량보수의 시급성이 이 정도라면 이제는 시민들이 참고 견디는 지혜와 건전한 시민정신의 발휘를 기대할 수밖에는 다른 방안이 없다. 교량보수가 끝나는 기간동안 시민들은 승용차10부제시행에 따른 불편보다 훨씬 크고 많은 불편을 참아 낼 각오를 새로이 해야 할 것이다. 한강을 왕래할 때는 가급적이면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고 자가용승용차운행도 더욱 자제하며 승용차함께 타고 출근하기 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것이다.

 서울시는 길옆 불법주차를 철저히 단속하고 신호체계의 정비로 체증을 더는 모든 방안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 이번 교통체증을 어떻게 이겨내느냐는 것이야말로 시민정신의 성숙도를 판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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