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묘한 절충한시동거” 엇갈려/“김 대통령은 당화합 비중” 중론/지자선거 공천때 쇄신방향 드러날듯 새 지도부를 맞은 민자호는 어떤 항로를 택할 것인가. 보수성향의 이춘구대표, 개혁성향의 김덕룡 총장이 지도부의 축을 구성하자 민자당이 앞으로 안정을 택할지, 쇄신을 밀고나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내에서조차 평가와 전망이 『안정과 개혁의 절묘한 절충』 『한시적인 동거』등으로 엇갈리고 있다.
일단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의 인선의도는 화합과 개혁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자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화합에 무게가 실려있다는게 당안팎의 중론이다. 한 당직자는 『당의 단합은 공감대이자 현안』이라고 여권의 기류를 전했다.
이처럼 여권핵심부가 단합과 안정에 힘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김종필씨의 탈당으로 당내부에 갈등요인이 잠복해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충청권,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이상기류가 엄연히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조기수습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지방자치제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시기적 중요성도 당운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선거는 당의 전열정비를 요구하고 선거체제구축의 요체는 화합과 일사분란함이라는 것은 정치상식이다. 더욱이 이번 지자제선거는 정국구도의 변화와 정계개편여부까지 결정할 중요한 정치이벤트이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민자당이 안정에 치중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할수 있다.
10일부터 집무를 시작한 김 총장이 기회있을 때마다 이대표를 예우하는 발언을 하는데서도 여권핵심부의 의중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수 있다. 김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대표는 지도력도 있고 경험도 갖고 있는 분이다』고 말했다. 이대표 역시 김총장의 능력을 공개적으로 높이 평가, 지도부의 응집된 모습을 보이는데 부심하는 표정이다.
그렇다면 개혁이나 쇄신의 폭은 어느정도일까. 이와관련, 핵심당직자들은 『속도의 완급조절은 있겠지만 그 강도와 범위는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한결같이 강조하고 있다. 김총장도 이날 주요당직자 이·취임식에서 『우리 당은 더 이상 고여있는 물이 돼서는 안된다. 껍질이 깨지는 아픔을 딛고 자기혁신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 개혁과 쇄신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실제 지자제선거의 공천에서 신진인사의 대대적인 발굴이 이루어지는 등 쇄신의 구체적인 실천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안정·단합과 개혁·쇄신이 동시에 달성될 수 있느냐이다. 아직은 이―김체제의 안착여부를 속단하는 것은 섣부르지만 현재 당내 상당부분에 냉소와 무기력의 이상기류가 엄존하는 것을 부인할수 없다. 따라서 「이 대표―김 총장」체제는 바야흐로 정치실험 무대에 올랐다고 말해야 할 것같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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