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물은 물이 아니다. 돈을 들이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값비싼 재화가 돼버렸고 석유보다 더 귀중한 자원이 될 수도 있다. 물을 물로만 생각하고 이대로 대비없이 안이하게 나가다가는 생산할 수도 없고 수입할 수도 없는 보틀네크에 걸려 멀지않은 장래에 국가적인 물기근을 만날 위험성이 있다. 국민생활과 경제활동 전반에 걸쳐 엄청난 혼란과 차질이 빚어지는 물대란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식수와 생활용수의 만성적인 부족, 농업용수 부족에 따른 작물피해와 연례적인 가뭄소동, 공업용수 기근으로 인한 조업차질등 물정책의 빈곤에서 오는 피해는 이번 가뭄뿐 아니라 해걸이로 번갈아 겪어온 홍수와 가뭄소동에서 충분히 경험해온 바다.
건설교통부에 의하면 우리의 용수예비율은 91년의 9%에서 96년 7%대로 내려가고 2001년에는 5.4%로 떨어지게 돼 있다. 2011년에는 1.5%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5년안에 바닥이 된다는 뜻이다. 조금만 가물어도 당장 물기근이 생기고 공장의 조업차질, 농작물 피해, 식수부족등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물부족으로 물대란을 겪게 될 가능성이 코앞에 닥친 것이다.
댐건설에 평균 7∼8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2011년의 일은 내일의 일이나 마찬가지다.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발전추이, 생활환경 변화등을 감안하면 공업용수와 생활용수의 수요는 예측보다 더 빨리 폭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물대란의 발생시기는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
연간 강우량이 1천2백67억톤에 달하는 우리나라는 만만찮은 수자원국이지만 그 자원의 45%(5백70억톤)는 그냥 유실돼버리고 나머지 55%가 하천으로 유출될 뿐이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이용하는 물은 댐이용 1백6억톤(총강우량의 8.3%), 하천이용 1백64억톤(12.9%), 그리고 지하수이용 20억톤(1.5%)뿐이다. 총강우량의 23%만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수자원을 관리하고 이용하는 정책이 한심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물의 생산관리에 관한 정책을 전반적으로 재점검, 투자우선 순위를 높이고 댐건설과 하천개량, 치산녹화등 다방면에 걸친 대대적인 물가두기를 서둘러 수자원의 이용률을 대폭적으로 높여야 한다.
특히 수년동안 소홀히 해왔던 댐건설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강과 하천을 대대적으로 정비해 유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잊혀져 있다시피한 녹화사업에도 힘써서 국토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산의 물가두기 용량을 크게 확대시켜야 할 것이다.
절수를 위한 각종 제도적 장치의 도입과 함께 물절약을 생활화할 수 있는 대대적인 국민운동의 전개도 바람직하다. 아울러 전국토에 걸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지하수개발, 해수이용을 위한 담수화 노력등 종합적인 물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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