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의원 밀기로 김 의원 등과 사전약속/김영구 의원 지명에 당혹… 사퇴묵인 집권당사에 기록을 남기려던 민자당의 원내총무경선이 무산된 이후 당내에서는 그 배경을 둘러싼 얘기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관련, 거중조정역의 오해를 받고 있는 이한동 전총무는 10일 『김영구 의원이 당내화합을 위해 살신성인의 태도를 보인 것』이라며 『일각에서 얘기되는 사전각본설은 말도 안된다』고 잘라말했다. 또 김 의원 본인도 『정치적 흑막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호사가들의 잡담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실제 제반 정황을 종합해볼 때 「사전각본설」은 근거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퇴소동이 벌어진 과정에는 이전총무측의 판단착오가 적잖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선 당초 「김심」이 이전총무쪽이었던 것에서 보듯 「한동계」가 유력한 총무후보일 것이라는 관측은 일찍이 나왔었다. 이에 이전총무는 9일 상오 여권요로를 통해 김대통령의 의중을 타진해본 결과 현경대 총무카드를 확인했으나 다른 경선후보는 미정이라는 얘기만 들었다는 후문이다. 그러자 이전총무는 자기쪽 사람이 현총무인 것으로 알고 김의원등 계보의원들과 이날낮 국회근처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표단속절차까지 밟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봉투가 개봉된 결과 예상외로 현 의원과 함께 김의원이 지명되자 이 전총무측은 크게 당황했고 특히 김 의원은 연신 물을 들이켜며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을 지었다. 결국 김 의원은 직전의 오찬에서 이미 현총무를 밀기로 했던 계보의 약속을 의식, 후보를 사퇴했고 이전총무도 비록 경선의 모양이 구겨지긴 했으나 김 의원의 결단을 적극 「보호」하는 자세를 취하게 됐다는 것이 정설이다.<이유식 기자>이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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