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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과 양악 접목/독 작곡가 신곡 선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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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과 양악 접목/독 작곡가 신곡 선뵌다

입력
1995.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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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에버라인 15일 작품발표회/구성진 우리가락에 푹빠져/「비올라산조」 「해금과 하프를…」등/독일서도 좋은 반응… 음반내기로 「비올라산조」 「해금과 하프를 위한 어느 여름날의 춤」 「21현 가야금과 현악 4중주를 위한 가을폭풍과 꿈틀거리는 빛」….

 한국전통음악에 푹 빠진 한 독일 작곡가가 서울에서 개최되는 음악회에서 발표할 작품제목들이다. 동양과 서양의 음악, 엄밀히 말해 우리 전통음악과 서양의 음악을 섞어놓은 듯한 이 작품들은 제목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독일의 신세대작곡가 마틴 에버라인(28). 15일 하오7시 독일문화원에서 작품발표회를 갖는 그는 우리 국악에 일가견이 있는 몇 안되는 외국인중 한 사람이다. 91년 뮌헨음대 대학원에서 공부하던중 한국 유학생을 통해 들은 국악 장단에 매료된 그는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아 우리 음악의 진수를 배웠다. 그는『처음 접한 한국 전통음악은 매우 특별하게 다가와 깊은 감명을 주었다. 논리가 빈약한 대신 뚜렷한 형체를 지닌 한국음악에서 자연스러움과 자유로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에게 한국 전통음악은 자신의 작품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훌륭한 소재가 되고 있다. 서양의 화려한 화성과 우리의 구성진 가락을 조화시키는 그의 곡은 새로운 현대음악이다.『서양음악의 작곡기법은 다양하지만 소리를 내는데 한계가 있다. 단순한 것같지만 분석할 수 없는 수천개의 음을 담고 있는 한국의 5음계와 가락은 서양의 현대음악에 또 다른 표현방법을 제시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가 작곡한 35개의 작품중 우리 국악기법을 도입한 곡은 모두 6곡. 91년 독일 바이에른 문화부 장학금으로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가서 만든 「마림바 타악기 팀파니 그리고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은 93년 서울에서 서울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에 의해 연주되기도 했다. 92년엔 타악사중주 「사물놀이」와 「비올라산조」를 작곡했다.「비올라산조」는 지금까지 독일에서 5차례 이상 공연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국립국악원에서 황진이의 시조를 모티프로 삼은 가곡「청산은 내 뜻이요, 녹수는 님의 정이」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해금과…」와「21현 가야금과…」는 처음 발표되는 신곡이다. 그는 이 곡들을 수록한 음반을 독일에서 내기로 했다. 이번 발표회에서 연주는 비올라 강창수(코리안 심포니 수석주자), 해금 김영재 전남대교수, 가야금 지애리(국립극단 단원), 하프 키르스텐 에케(융거슈데체 필하모닉 단원)씨등이 맡는다.

 『다양한 장르의 한국음악이 발전하려면 국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악 발전을 위한 노력과 정책마련이 시급한 것같습니다』 우리 음악계의 현실을 보며 우리 말로 들려주는 충고이다.<김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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