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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의 창당선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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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의 창당선언(사설)

입력
1995.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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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필씨가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민자당의 개편 바람과 함께 새해 벽두부터 떠들썩하게 나돌아 이미 예상했던 움직임이라 새삼 놀랄것은 없다. 그러나 관심을 끄는 것은 사실이다. 신당 창당이 기정사실로 구체화되면서 앞으로의 정국과 선거등에 어떤 모습으로든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신당 창당에 대해 「잘하는 일이다」「잘못하는 짓이다」는 식으로 논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기존 정당을 탈당하든 새정당을 만들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누릴 수 있는 헌법상의 정치활동 자유에 대해 간섭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김씨가 추진하는 신당 창당작업이 우리 정치의 선진화와 아울러 국리민복 증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갔으면 하는 주문은 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그 신당은 바로 우리 국민과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씨도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둔듯 『신진 기예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자 한다』면서 『청·장년이 주축이 된 국민정당을 출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우리는 새로 나타날 신당이 그의 약속대로 「신진 기예가 중심이 되는 국민정당」이 되지 않으면 국민의 폭 넓은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신당은 무엇보다도 새맛이 나야 한다. 기존의 다른 정당과 비교해 색다른 점이 돋보여야 한다. 참여하는 사람이나 국민앞에 내거는 정강 정책도 기존정당과 비교해 선명하고 참신해야 한다. 국민들이 볼때 「과연 신당은 다르구나」하는 느낌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정계를 물러났거나 은퇴가 임박한 구시대의 인물들을 주축으로 해서는 안된다. 그런 사람들로는 신풍이 나지 않는다. 이름만 신당일뿐이다. 젊고 참신한 신인들을 대거 참여시켜야 한다. 국가관이 투철하고 도덕성이 높고 개혁의지에 넘치는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새당이라고 부르기가 부끄러울 것이다.

 다음은 지역당으로 그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국민정당 전국당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기존의 정당들이 특정 개인 중심의 사당성 붕당성이 강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신당마저 같은 성향을 띠고 특정 지역만을 지지기반으로 한다면 우리의 정치발전에 역행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다.

 신당은 탄생의 당위성과 존재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왜 새로운 정당이 태어나지 않으면 안되는지, 그 명분이 확실한 정당이 되지 않고서는 자칫 한풀이 정당으로 손가락질이나 받기 쉽지 국민의 박수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신당은 의원내각제 개헌을 내걸고 있는 점이 특색이다. 일반 국민들로부터 얼마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지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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