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견인차 역할… 주변 견제도 만만찮아/최근 2년 부침거듭… “YS애정 확인된 셈” 8일의 민자당 당직개편에서 김덕룡 의원을 사무총장에 기용한 것은 이춘구 대표의 발탁에 이은 또하나의 파격이다. 민주계 인사들중에서도 누구보다 개혁과 세대교체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그의 복귀는 향후 당의 운영과 관련, 당내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그의 복귀를 「돌아온 DR(김총장의 영문이름 약칭)」이라 부른다.
사실 민자당내에서조차 사무총장에는 민주계 인사가 오리라고 생각했으나 김총장의 기용을 예상했던 사람은 별로 없었다. 지난해말의 「12·23개각」을 앞두고 그의 입에서 나온 「새시대 새인물논」이 파문을 일으키면서 김영삼대통령으로부터 호된 질책이 뒤따랐었기 때문이다. 당시 김총장은 정치권에 파다하게 퍼진 「구여권끌어안기」에 대해 『3∼6공 인물의 능력은 그 시대에 맞는 것이었지 변화의 물결을 수용해야 하는 현재에도 맞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말에 김대통령이 크게 화냈다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제 DR는 끝났다』는 소리까지 나왔었다.
현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사무총장에 기용된 최형우 의원과 더불어 정무1장관을 맡았던 김총장은 「개혁의 견인차」로 꼽혔다. 그러나 여권내의 보수세력을 긴장시켰던 「물갈이론」「정계개편설」의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지난 2년동안 부침을 거듭했다. 무엇보다 정부내에 포진한 진보색채 인물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보수세력의 공격목표가 됐고 「차기대권설」의 소문과 함께 당내에서도 견제를 받기도 했다.
이로 인해 정무1장관직을 10개월만에 물러난 그는 산행과 독서로 심신을 다지며 조용히 지내왔다.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며 「김덕룡정책연구소」「2천년대를 준비하는 시민모임」등 개인 사무실도 문을 닫아버렸다. 지난해 8월 민자당 서울시지부장에 임명됐을때도 서울시장에 출마할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에 대해 『나는 말을 탈 사람이 아니라 말을 끌 역할을 하겠다』며 「마부론」을 펼치기도 했다.
당안팎의 숱한 구설수와 억측에도 불구하고 김대통령이 재창당의 의미를 담은 시점에서 그를 기용한 것은 역시 김대통령의 「변함없는 애정」을 확인해준 것이다. 김대통령은 지난해 1월 연두기자회견에서 『김의원과 나는 오랫동안 캄캄하고 어두운 시절에 외롭고 고통스러운 세월을 같이 보냈다』며 『김의원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다』고 밝힌 적이 있다.
김총장은 서울문리대 학생회장을 지낸 「6·3세대」의 대표적 인물중 한 사람. 71년 김대통령의 비서로 들어간 이후 20년이상을 김대통령의 곁을 떠나지 않은 측근중의 측근이다. 전북 익산출신으로 부인 김열자씨 (54)와 2남.<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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