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제선택 재정적으로도 불가능/남북대화가 KEDO앞날 좌우 로버트 갈루치 미북핵전담대사는 6일 북한에 제공될 경수로는 한국표준형이며 다른 대안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모스크바를 방문중인 갈루치핵대사는 이날 하오 주러 미국대사관에서 회견을 갖고 남북대화가 코리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성패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갈루치핵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러시아측과 무슨 논의를 했는가.
『미하일로프 원자력공업부장관, 파노프 외무차관, 카슬략 과학기술협력국장등 러시아 관리들과 만나 북·미 양국간 협상과정과 KEDO의 구성문제등을 설명했다. 또 러시아가 KEDO에 참여해 주도록 요청했다』
―러시아는 KEDO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가.
『러시아가 맡을 역할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현재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경수로 건설은 매우 큰 프로젝트이며 중유공급이나 폐연료봉 처리등의 문제도 아직 남아 있다. 알다시피 러시아는 영국과 프랑스처럼 폐연료봉을 처리할 수 있는 기술과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앞으로 5∼6년간 폐연료봉을 안전하게 보관할 것을 약속한 바 있어 당장 어떤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러시아의 역할에 대해서는 앞으로 논의가 필요하다』
―러시아가 2차적인 역할에 반발해 KEDO참여를 거부한다면.
『러시아가 긍정적인 결정을 내리기를 희망한다.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도 러시아가 KEDO에 참여해 북핵문제 해결에 협력하자는 뜻을 전하기 위해서다. 러시아 정부가 KEDO의 역할과 방향등을 잘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북한은 최근 평양을 방문한 러시아대표단에 러시아제 경수로를 선호한다는 말을 했는데.
『미국은 KEDO구성과 관련, 한국과 일본을 축으로 모든 문제를 논의해 왔다. 나는 러시아측과 대북경수로 제공문제를 협의했지만 러시아제 경수로가 선택될 가능성은 없으며 재정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러시아제등 여러 국가의 경수로를 계속 거론하고 있으나 제네바회담에서 합의된 대로 한국형 경수로가 아닌 다른 나라의 경수로를 선택할 여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자꾸 한국형이 아닌 타국 경수로를 거론하는 것은 정치적 이유 때문이다. 북한은 현재 남북관계로 볼 때 한국형을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이 북·미합의에 따라 남북대화를 재개, 관계개선을 이루면 한국형을 선택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럴 경우 한국 주도로 북한의 경수로를 건설할 수 있다』
―북한이 끝까지 한국형 경수로를 거부한다면.
『나는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끝까지 지켜 주기를 희망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은 북·미핵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협상을 통해 제네바합의를 이행토록 하는 것이다』
―남북대화의 실현과 KEDO의 성공가능성은.
『남북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KEDO의 전망은 흐려진다. 나는 북한이 문을 열고 한국과 대화하기를 희망하며 그러한 방향으로 일이 진전되기를 기대한다』
―김정일이 직접 경수로 문제를 포함한 모든 대미협상을 통제하고 있는가.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나는 김정일이 사실상 북한을 통치하고 있으며 중요한 문제는 직접 결정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모스크바=이장훈 특파원>모스크바=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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