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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관계의 겉과 속/고태성 정치2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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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관계의 겉과 속/고태성 정치2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5.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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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미중인 공로명 외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한미외무장관회담을 갖기 앞서 미키 캔터미무역대표부(USTR)대표와 1시간여에 걸쳐 회담을 가졌다. 때가 때인지라 회담장에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는 것이 우리측 배석자들의 전언이다. 이 자리에서 미측은 신임 공장관과의 첫대면이라는 점을 의식, 전임장관들과는 달리 다소 예의를 차렸다는 후문이다. 이례적으로 논쟁없이 양측의 관심표명으로 일단락됐다는 것. 그러나 정작 양국간 이해관계의 명암이 극명하게 표면화한 대목은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 후보에 대한 지지향배였다. 우리측은 멕시코 살리나스후보의 사퇴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선거양상이 바뀔 경우」 김철수 국제통상대사를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측은 이에 대해 『유념하겠다』는 말로 화두를 연뒤 거꾸로 우리측에 「사정이 생길 경우」 자신들의 입장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잠시 침묵이 흐른뒤 양측에서 어색한 폭소가 동시에 터져나왔다는 전언이지만 그냥 웃어넘길 만한 일이 아님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끝도없이 강조되는 「외교적 수사」 뒤에는 양보불가능한 국익우선주의가 살아 움직이고 있음이 상징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수년간 한미간에 가장 큰 현안이 된 북한 핵문제에 있어서도 사정은 별로 다르지 않다. 미국은 최근들어 행정부와 의회가 치밀한 역할분담에 따라 「두개의 한국」을 겨냥한 다목적용 카드를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미국이 우리에 대해 우선적으로 관심을 갖는 부분은 경수로지원을 위한 「돈줄」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국익신장의 최전선에 서있는 우리의 외교관들은 공장관의 방미기간에도 「한미공조의 한치 흔들림 없음」만을 귀가 따갑도록 되뇌이고 있다.<워싱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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