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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하는 순간 불길솟아/부산 선박화재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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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퍽”하는 순간 불길솟아/부산 선박화재참사

입력
1995.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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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바람타고 순식간 번져/화염·유독가스 분출 구조지연/후미 구멍뚫고 가까스로 진입【부산=김창배·목상균·한창만기자】 현장의 안전의식부재가 또 순식간에 대형참사를 일으켰다. 7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발생한 한진부산호 화재사건은 안전관리 소홀과 소방체제 미비, 당국의 허술한 지도점검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또 하나의 「인재」였다.

▷사고순간◁

 불을 처음 본 세웅선박 직원 박형철(31)씨는 『용접작업을 돕기 위해 선박계단을 통해 기관실로 내려가는 순간 「퍽」하는 소리와 함께 기관쪽에서 불길과 함께 유독가스가 치솟아 순식간에 선박전체로 옮겨붙으면서 연기에 질식돼 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불은 기관실바닥을 태우고 기관에 묻어있던 엔진오일등에 옮겨 붙은 후 때마침 불어온 강한 바람을 타고 배 전체로 옮겨붙어 한진중공업일대가 시커먼 유독가스로 온통 뒤덮였다.

▷진화◁

 불이 나자 소방차 22대 구조차 3대, 소방대원과 경찰등 3백여명이 현장에 출동, 진화에 나섰으나 화염과 유독가스가 심한데다 불길로 선체가 달구어져 갑판으로 진입하지 못해 구조가 늦어졌다.

 특히 화재가 발생한 기관실은 선박하단 후미로 외부에 노출돼 있지 않아 소방차의 화학물질이 미치지 못해 화재발생 3시간이 지난 이날 하오2시께까지 거의 불길이 잡히지 못했다.

▷구조◁

 경찰과 소방대원들은 연기에 질식된채 빠져 나온 작업인부 최태호(57)씨등의 진술에 따라 선박하단 기관실과 발전실에 작업인부 10여명이 갇힌 것을 확인하고 이날 하오3시께부터 선박하단 뒷부분에 폭 1가량의 구멍을 뚫고 기관실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선체를 덮고 있는 철판 두께가 5㎝가량으로 두꺼워 절단작업이 30분이상 지연됐고 선체가 뜨거워 구조요원이 화재발생 4시간뒤에야 현장에 접근, 인명구조에는 실패한 채 기관실과 발전실등에 쓰러져있던 사체를 수습하는데 그쳤다.

▷문제점◁

화재가 발생한 기관실등에 있던 분말소화장치가 제때 작동하지 않아 초기진화에 실패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는 국내 굴지의 조선소인데도 소방차 1대만을 갖고 있을 뿐이어서 선박내부 화재에는 사실상 무방비나 마찬가지였다. 이같은 허술한 안전관리 상태에도 불구하고 항만청이나 부산시 소방본부등은 아무런 시정지시를 하지 않고 방치했다.

▷사고선박◁

 한진부산호(1만7천톤)는 79년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된 컨테이너운반선으로 5만톤급이상인 컨테이너 전용운반선보다는 규모면에서 한등급아래인 피더선이다. 이 배는 6일 하오 2년만에 한번씩 받도록 돼 있는 정기 선박수리차 (주)한진중공업 제4독에 정박했다.

<사상자 명단>

 ◇사망자(19명) ◇세웅선박 ▲정기주(28·경남 합천군 적중면 누하리 356) ▲임원태문(52·〃마산시 석전동 258의 19) ▲박거창(36·부산 동래구 명장2동 321의 66) ▲김문호(36·〃영도구 봉래동 2가 1845) ▲최임주(25·〃청학동 397의30) ◇동일전기 ▲김진용(35·〃동삼2동 808의8) ◇평화제관 ▲천종환(20·〃남구 망미1동 802의2) ◇한진해운 ▲오영철(45·〃영도구 연선동 1가 58) ▲고성민(40·〃남항동 3가 64) ▲김점용(36·〃신선동 2가 134) ▲정종열(35·〃동래구 연산 5동 125의 18) ◇건일 ▲최조호(56·〃연산2동827의9) ▲문범석(33·〃영도구 봉래동 삼신아파트311호) ▲박태용(45·〃청학1동389) ▲정우석(57·〃신선동 3가 101의10)▲이만철(49·〃청학1동 397의 30) ▲김병엽(18·˝청학동13의3) ◇대경기술 ▲고영경(35·〃동삼 1동 331의 2) ◇신원미상사망 1명

 ◇부상자(7명) ▲홍재구(33) ▲김석만(29) ▲최태호(57) ▲김진학(41) ▲이상규(25) ▲박형철(32) ▲김학철(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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