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PC·인텔복제품 협공에도/MS사와 공생 “난공불락” 미국의 컴퓨터전문가들은 컴퓨터혁명을 3단계로 나누고 있다. 1단계가 메인프레임 컴퓨터가 판을 치던 2차대전이후 35년간이고 그 승자는 IBM이었다. 2단계는 바로 80년부터 현재에 이르는 PC혁명시대로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승자가 되고 있다.
3단계는 지금부터 전개되고 있는 멀티미디어혁명이다. PC사용자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와 이미지를 교환하며 일을 해결하는, 이른바 인포하이웨이(정보고속도로)를 달리게 되는 상황을 말한다. 이 3단계혁명의 승자는 누구일까.
물론 인텔도 멀티미디어혁명의 강력한 우승후보이다. 컴퓨터의 두뇌인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멀티미디어시대에서도 가장 중요한 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도의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는 인텔은 세계 컴퓨터기업들의 선망이자 질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경쟁기업들이 인텔의 고객인 컴퓨터조립회사들을 유인하며 인텔의 철옹성을 부수려고 총동원되고 있다. 인텔은 2개의 전선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제1전선의 경쟁자는 애플컴퓨터에 프로세서를 공급하는 모토로라로 이 회사는 12%의 PC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뉴욕에서는 IBM, 애플, 모토로라등 3개사가 각국 컴퓨터업체의 측면지원을 받으며 인텔에 간접적인 「선전포고」를 했다. IBM과 애플이 모토로라의 신개발품 「파워PC」칩을 장전한 컴퓨터를 올해부터 생산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인텔과 큰 이해관계가 없지만 IBM은 인텔의 가장 큰 고객이다. 파워PC칩은 펜티엄칩보다도 빠르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인텔의 제2전선 상대자들은 인텔과 같은 종류의 복제품을 만드는 AMD와 사이릭스(CYRIX)이다. 이들 회사들도 인텔의 고객인 컴퓨터조립회사들을 유인하며 마이크로프로세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AMD는 인텔칩과 같은 계통의 복제품을 만들어 야금야금 인텔시장을 잠식해 지금은 5%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인텔의 앤디 그로브 사장과 AMD의 제리 샌더스회장은 미국최초의 반도체기업인 페어차일드사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였고, 두 사람의 부인들은 단짝 친구였다. 그러나 특허권사용을 놓고 소송이 붙으면서 두 부인은 말도 안거는 원수지간이 되었다.
인텔은 80%의 세계시장점유율을 고수하기 위해 대담한 마케팅전략을 구사해왔다. 그중에서도 컴퓨터제조업체와 공동으로 추진해온 「INTEL INSIDE」로고 광고는 성공적이다. 인텔은 「인텔인사이드」로고를 PC품질보증서로 소비자의 심리속에 박는데 성공했다. 인텔의 마케팅담당인 마누엘 토레스씨는 『이 로고가 모직제품에서 울(WOOL)마크와 같은 효과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펜티엄결함소동이 생긴 상황에서 모토로라의 파워PC와 AMD의 K5칩이 도전하는 95년에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칩전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텔칩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도스포함)간 공생전략이 강력한 한 인텔은 아직 난공불락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실리콘밸리(캘리포니아주)=김수종 특파원>실리콘밸리(캘리포니아주)=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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