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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쓰레기왕국」 오명/재활용으로 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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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쓰레기왕국」 오명/재활용으로 씻는다

입력
1995.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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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배출량 다른선진국의 2배… 60%가 1회용품/종량제 완전 정착… 작년 재생비율 20% 웃돌아 미국의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일회용품 사회인 미국은 연간 2억여톤의 쓰레기를 토해낸다. 10톤짜리 쓰레기 트럭이 18만1천마일이나 꼬리를 물고 늘어서야 처리할 수 있는 양이다. 적도를 돌자면 7바퀴반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2000년까지 쓰레기 배출량은 연간 2억2천2백만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반해 쓰레기 매립지는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86년 6천34개였던 전국의 매립지는 94년말 현재 5천3백여개로 감소했다.

방대한 국토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배출되는 쓰레기를 처리할 공간이 마땅찮은 것이다. 소각은 대기오염과 타고 남은 재의 처리문제를 둘러싸고 지역마다 주민들이 반대하는 바람에 「정치적」으로 큰 난점이 있다. 더욱이 미정부가 환경관련규제를 강화해 처리비용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각 단위 정부가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추진하고 있는 것은 역시 쓰레기 줄이기다. 미국 가정에서 버리는 쓰레기중 33%는 각종 포장과 용기류다. 또 27%가 종이제품 접시 컵 책 잡지 의류등 비내구성 제품이다. 일회용품이 전체 쓰레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사실은 재활용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쓰레기의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미 주정부의 절반이상은 쓰레기 재활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 재활용 장려를 위해 세금감면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민간 쓰레기업자에겐 저리융자를 해 주고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에 따라 재활용 비율은 해마다 늘어나 지난해엔 전체 쓰레기의 20%이상이 재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쓰레기의 40%이상을 처리하고 있는 민간 쓰레기업자들은 특히 재생용품 제조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영리가 목적인 만큼 경제성·시장성이 있는 제품을 만들 수밖에 없고 이것이 재활용의 각 단계가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재생을 통한 재활용은 수거―분리―제조―판매의 과정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질 때에 큰 효과를 발휘한다. 재활용 비율을 높이기 위해 각 가정에 현금이나 선물등 경제적인 유인책을 제공하는 한편 특수 용기를 지급하기도 한다. 쓰레기 복권을 발행하는 곳도 있다.

 재활용 전문업체 크링크사의 부사장 핼 매거히씨는 『쓰레기문제는 환경의 측면에 앞서 경제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장경제적 접근은 쓰레기 처리의 해법인 동시에 딜레마이기도 하다. 재활용에 비해 새 원료를 사용한 제품 제조가 가격면이나 소비자의 기호등에서 우위에 있을 경우 재활용은 벽에 부닥치게 된다. 이 경우 정책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정부기관이나 유관 단체에 일정비율 이상의 재활용품 구입을 의무화하고 각종 입찰에서 혜택을 주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실시하고 있는 쓰레기 종량제도 효과적인 쓰레기 줄이기 방안으로 미국에서는 이미 널리 채택되고 있다. 54년 워싱턴주 올림피아에서 처음 도입된 쓰레기 종량제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을 취하고 있다. 비닐쓰레기 봉투 개수에 따라 차등 요금을 내는 방식과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 용기에 쓰레기를 버리고 용기의 크기에 따라 돈을 달리 내는 방식이다. 

 쓰레기 종량제는 지역마다 도입 초기에 불법투기·소각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으나 다양한 방지책 마련과 함께 시민의식이 개선되면서 완전 정착됐다. 여분의 쓰레기에 대해선 별도의 스티커를 발부하고 감시원을 고용, 쓰레기 불법투기를 감시하는 한편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해 문제점을 해결해 나갔다. 

 헌 물건 되쓰기도 쓰레기를 크게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재생과정조차 필요없는 되쓰기는 경제성과 환경성이 가장 뛰어나다. 대부분 비영리 단체들이 운영하는 재활용품 집하장에는 가정용품 침대 텔레비전 잔디깎이 자전거부속 책 타이어 병 전지 건축자재등이 나온다. 주로 수리점과 벼룩시장 상인, 건축업자들이 물건을 수거해 간다.

 미환경처 공보담당 조지 셸턴씨는 『재활용에 앞서 장기적으로 제품제조 단계에서부터 쓰레기의 양과 유해성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며 『이를 위해 새로운 재료개발과 제조기술 연구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뉴욕=홍희곤 특파원>

◎재활용전문 크링크사 공장장/제럴드 V 터콧씨/“매립지 부족한 곳일수록 효과”(인터뷰)

 미 재활용 전문업체 크링크사의 뉴 잉글랜드 공장장 제럴드 V 터콧씨는 『재활용은 경제성이 높은 사업』이라고 말한다. 터콧공장장은 『재활용은 특히 매립지가 부족한 지역일수록 효과적』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재활용의 경제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활용의 효용성은.

 『미국의 모든 산업분야가 그러하듯 재활용산업도 다른 쓰레기 처리방식과의 경쟁력 여하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 앨라배마나 미시시피처럼 쓰레기 처리공간이 많은 주(주)들은 재활용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나 뉴욕이나 뉴저지처럼 매립지가 부족한 주에선 재활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재활용제품의 원료공급―분류―제품제조 과정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크링크의 뉴 잉글랜드 공장에 오는 재활용 쓰레기들은 각 민간회사가 요일별로 수거한 것들이다. 플라스틱은 재질에 따라 분류되며 유리는 색깔별로 구분된다. 신문 종이및 박스류와 알루미늄류는 별도로 분류하고 금속제품들은 자석으로 골라낸다. 분류가 끝나면 품목별로 각 제조회사로 운송된다』

 ―재활용의 난점은.

 『기술적 어려움과 잠재적 위험성이다. 특히 플라스틱의 경우 처리가 까다롭다. 종류가 다양한데다 일단 섞여 버리면 오염이 돼 재생할 수 없다. 또 대부분의 경우 한번밖에 재생이 되지 않는다』<미 브룩헤이번(뉴욕)=홍희곤 특파원>

◎뉴욕시는 어떻게하나/시민 적극동참… 병·깡통 반이상 재활용/시도 재생품구입·입찰혜택 제도적 지원

 뉴욕시는 세계적으로 쓰레기 배출량이 가장 많은 도시다. 양도 양이지만 쓰레기의 「질」에 있어서도 최고 수준이다. 사무용 종이등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가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뉴욕시는 불과 6년전에 재활용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실패를 예견했다. 재활용 비용이 워낙 막대한데다 시의 재정이 그 비용을 감당할 만큼 튼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입 초기에는 이렇다 할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실시 첫해의 재활용 비율은 1%를 넘지 못했다.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뉴욕시의 재활용 프로그램은 이제 어느 정도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 재활용 비율도 14%를 넘어섰다. 재활용을 실시하고 있는 미국의 5대 도시중 로스앤젤레스를 제외하고는 최고의 재활용률이다.

 뉴욕 시민들은 병 깡통 신문 잡지 은박지의 절반이상을 재활용하고 있다. 특히 종이는 처리업자들이 매일 1만달러어치를 구입해 갈 만큼 시장이 안정돼 있다. 뉴욕시 자체도 매년 1천1백만달러어치의 재생용품을 구입하고 있다. 올 1월의 경우 연방정부의 지침에 따라 사무용 종이의 20%를 재생 제품으로 구입했다. 뉴욕시는 이밖에 재생 제품에 대해 입찰혜택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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