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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자식 15년전 이민/70대 노인 외로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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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자식 15년전 이민/70대 노인 외로운 죽음

입력
1995.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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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살며 술로 허전함 달래다… 영양실조 추정 부인과 자식들을 모두 이민 보내고 15년동안 혼자 살며 술로 외로움을 달래던 70대 노인이 영양실조로 숨졌다. 

 5일 하오 2시께 서울 서대문구 홍제3동 266의 120 탁원영(73)씨 집 마루에서 탁씨가 숨져 있는 것을 조카 탁관철(45·의사·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씨가 발견했다.

 경찰은 방안에 소주병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탁씨가 평소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술만 마셔왔다는 이웃의 진술에 따라 노쇠에 의한 전신쇠약및 영양실조로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탁씨는 80년 버스회사를 운영하다 부도가 나자 81년 부인과 3남2녀가 모두 미국 캐나다로 이민가 혼자 살아왔다.

 조카 탁씨는 『작은아버지는 말도 안통하는 나라에 가면 뭐하겠느냐고 국내에 혼자 남기를 고집했다』며 『이민간 가족들이 자주 찾아와 함께 가자고 권유해도 고집을 꺾지 않아 가족들의 애를 태웠다』고 말했다.

 탁씨는 장남등이 매달 보내오는 40만원으로 생활하면서 소일거리 삼아 새벽마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폐가전제품 헌옷가지 등을 모아왔다.

 이웃 문모(59·여)씨는 『할아버지의 직장은 홍은동 전체다. 새벽 4시면 인왕산에 올라가 쓰레기를 주워 내려오고 온동네를 돌아다니며 쓸만한 것이 눈에 띄면 꼭 주워와 마당에 쌓아놓았다』고 말했다.<이현주·박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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