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라는 행사는 어느 정당에서나 최고 최대의 정치축제다. 대개의 경우 대통령후보를 뽑거나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게 상례다. 그러나 그런 중대결정을 내리는 대회가 아니더라도 수많은 대의원과 당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잔치로서도 의미가 크다. 단합된 모습을 국민앞에 과시하고 새로운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2년8개월만에 처음으로 오늘(7일)열리는 민자당전당대회도 국민의 시선을 끌고 있다. 무려 1만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에서 김영삼대통령이 총재로 다시 추대되고 김총재가 지명하는 새 대표가 인준을 받는 순서가 하이라이트가 될것이다. ◆이를 시발로 민자당을 끌고 갈 새로운 진용이 짜여진다. 6월 지방선거를 치르게 될 새팀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민자당의 이날 대회가 축제 일색이 되기에는 다소 미흡한 구석이 있다. 대표직을 사퇴한 김종필씨가 일부 세력을 이끌고 나가 딴 살림을 차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또 당명까지 바꾸며 환골탈태를 선언했던 민자당의 자체 개혁약속도 국민들 눈에는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비치고 있다. 당헌과 당규를 일부 수정했다고 하지만 조직과 운영의 민주화라는 궁극적인 목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차라리 전당대회보다는 6일 간판을 내건 「여의도 연구소」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민자당은 올해 1백억원을 출연한데 이어 내년에는 기금을 2백억원으로 늘려 미국의 헤리티지 연구소와 같은 싱크 탱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늘상 정쟁만 일삼는다는 비난을 받아왔던 정당이 정책개발에 눈을 돌렸다는 것은 반가운 변화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기대를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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