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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며 젊게사는/노인들 많다/고령자취업센터 서울에만 12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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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며 젊게사는/노인들 많다/고령자취업센터 서울에만 12곳

입력
1995.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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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즐거워”… 하루 50여명 상담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하면서 일을 원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일을 하고 싶다고 해서 노인 혼자의 몸으로 바로 직장을 구하기란 매우 어렵다. 고령자 취업알선센터는 이런 노인들에게 직장을 알아봐 주는 곳이다. 93년부터 하나둘 생겨나 현재 서울시내에만 12개 센터가 있다.

 센터에는 하루에도 50여명의 노인들이 찾아온다. 저마다 좀더 일하고 싶은 노인들이다. 이들에게 알선해 주는 직업은 경비나 주차관리 매표원등이다. 할머니들은 아기보기나 파출부 청소원같은 일을 할 수 있다. 하나같이 육체노동을 해야하는 일들이다. 간혹 통역이나 번역등의 일이 있지만 아직 사무직 노인을 원하는 곳은 극히 적다.

 때문에 센터에서는 취업에 앞서 간단한 사전교육을 시킨다. 찾아오는 노인중 반수 이상이 고졸 이상에 공무원이나 교사 회사원등 사무직에 종사했던 이들이어서 육체노동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고 직장에 들어가서도 젊은 사람들이 제대로 대접해주지 않는다고 쉽게 그만두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자식들이 창피하다고 반대할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사례도 소개된다.

 노인취업자들은 한달에 40만∼6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센터를 찾아오는 노인중 단지 돈 때문에 일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 55세 전후로 직장을 그만두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힘들어서 일을 하려는 노인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일이 고되고 간혹 섭섭한 경우를 당하더라도 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즐겁고 집안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 훨씬 젊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새 직장에 적응하지 못해 포기하고도 결국에는 다시 찾아오는 노인이 많다.

 한국고령자취업알선센터 간사 구재관씨는 『새 직장을 얻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노인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하지만 개선돼야 할 점이 너무나 많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91년 제정, 3백인 이상의 사업체에 한해 3%의 고령자를 취업시키도록 권장하고 있는 고령자 고용촉진법이 실제적인 효력을 갖도록 보다 강력한 명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씨는 또 『노인 취업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현재 55세로 돼있는 정년 연령을 보다 늦추는 방법도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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